다양한 노선이 확보돼야 여객·물류 수요 확보 가능
거점 항공사 티웨이 중장거리 노선 확보 기대
글로벌 항공물류기업 유치하면 물동량 확보에 큰 도움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사업이 특별법 통과와 함께 순항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군 공항 건설 및 K-2 공항 후적지 개발을 맡을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면 2030년 개항은 무리없이 이뤄질 전망이다.
문제는 공항 건설 이후다. '고추 말리는 활주로' 등 지방공항에 대한 조롱섞인 시선을 단박에 바꾸려면 신공항이 글로벌 관문이자 산업·공간의 혁신 거점이 돼야 한다.
이 같은 공항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신규 노선 확보와 접근 교통망 구축이 가장 근본적인 요소로 꼽힌다. 세계 곳곳으로 날아가는 항공편이 있고,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다양한 여객·물류 수요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신규 노선을 다양화하려면 거점 항공사의 적극적인 노력과 함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글로벌 물류운송업체 유치 등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역할 중요해진 티웨이
싱가포르 창이공항이 연간 200만톤의 항공 화물을 처리하는 물류 허브 공항으로 자리잡기까진 거점 항공사로 다양한 노선을 확보한 싱가포르항공의 역할이 가장 컸다.
다양한 노선은 화물 환적률과 여객 환승률 상승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올해 대구로 본사를 이전하고 대구경북신공항의 거점 항공사를 천명한 티웨이항공의 역할이 기대되는 이유다.
티웨이 항공은 지난 2019년 기준 대구공항 국제선 23개 중 16개를 도맡으며 공항 활성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대형 항공사가 수익성 문제로 철수한 대구공항 화물운송사업도 맡았다.

아울러 2030년 신공항 개항에 앞서 중·장거리 노선 운항 능력을 확보하고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티웨이 항공은 항속거리 1만㎞가 넘는 에어버스 A330-300 기종 3대를 도입해 지난해 12월 인천~시드니 노선에 취항했다.
지난달 14일에는 국내 최초로 키르기스스탄 정기편 운항에 나서기도 했다. 키르기스스탄까지 비행 시간은 7시간으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최장거리급 노선으로 꼽힌다. 티웨이항공은 A330-300보다 항속 거리가 긴 A330-200 도입도 목표로 제시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최종 승인될 경우 유럽 등 일부 노선의 노선권 반납이 예상되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합병 후 공석이 되는 슬롯은 유럽에서만 주간 23회에 달한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보유 기종별로 노선망을 탄탄히 구축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정비 역량 강화, 화물운송 현장관리 강화 등에도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항공 노선 확대 위해 지자체도 뛰어야
신규 노선 개설은 기본적으로 국가 사무다. 정부가 해당 국가와 항공 회담을 열어 운항 횟수와 공급 좌석 규모 등 운수권을 확보한다.
항공자유화협정을 체결한 국가는 항공 회담 없이 운수권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9월 현재 우리나라가 항공자유화협정을 체결한 국가는 여객·화물 34개국, 여객 4개국, 화물 12개국 등이다.
국토교통부는 확보한 운수권을 항공사들에게 배분한다. 수익성을 중시하는 항공사들이 수요가 집중된 인천공항으로 노선이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지자체들은 항공사나 여행사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취항을 독려한다.
올해 부산시는 운항 1편 당 중거리 500만원, 장거리 1천만원, 장거리 부정기 노선은 1천500만원을 최장 1년 간 지원하기로 했다. 대구시도 대구공항에서 반경 2천㎞ 초과 노선은 최대 3억원, 이내 노선은 최대 2억원을 지원한다. 왕복탑승률이 70% 또는 80% 미만일 경우 운항결손금도 지원한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으로는 인천공항과 경쟁을 이겨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익성을 가장 중시하는 항공사나 여행사 입장에선 인센티브를 받더라도 충분한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자체가 우선 맞춤형 상품 등 매력적인 관광 상품을 개발해 수요 확보에 나서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자매도시를 맺은 타 국가 지자체와 협력하는 방식도 효과가 기대된다. 실제로 대구시는 최근 말레이시아 조호바루시와 우호협력도시 협약을 맺었고, 이 과정에서 양 지역 간 항공 노선 신설을 약속했다.
비자 면제나 체류 기간 연장 등 사증 관련 정책도 노선 개설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시적으로 비자를 면제해주거나 임시 비자를 제공하는 식이다.
신공항 특별법에는 K-2 군공항 후적지 입주 기업에서 근무하는 외국인에게 사증 발급 절차와 체류자격 별 체류기간을 달리 정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배석주 대구시 공항건설단장은 "지자체가 항공사, 여행사 등이 '원팀'이라는 마음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정부에도 강하게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항공운송기업 유치 나서야
영국 런던에서 180km 떨어진 이스트미들랜드 공항은 소규모 공항이지만 영국 최대 항공화물의 본거지로 자리매김했다.
이 공항은 DHL, UPS, 페덱스(FedEx) 및 로얄 메일(Royal Mail)의 허브공항으로 대형 화물을 취급하며 영국 주요 공항과 유럽, 북미 지역에 화물 연결 서비스를 제공한다.
공항과 가까운 곳에는 아마존 등 다양한 물류 기업들이 입주한 물류단지가 조성돼 있다.
민·군 겸용 공항인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공항도 항공운송기업인 페덱스 본사와 함께 세계 최대 항공화물 허브공항으로 도약했다.
페덱스가 자리잡으면서 나이키, 디즈니 등 글로벌 기업이 입지했고, 항공 물류와 관련된 포장·가공, 유통, 제조, 건설, 식품, 의료 등 다양한 연관 기업도 들어섰다. 멤피스 공항의 화물 수송량은 2019년 기준 432만톤으로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글로벌 항공물류기업 유치는 신규 노선 개설과 물동량 확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대구경북신공항이 물류 공항으로 성공하려면 글로벌 앵커기업 유치가 필요한 이유다.
김주석 대구정책연구원 공간교통연구실장은 "물류공항으로 가려면 지금부터 관련 운송경험을 축적해야 하는데 아직 수요가 제한적이라 지역 차원에서 힘을 모아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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