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7일 국무회의에서 최근 해외 순방 성과를 설명하며 "대규모 투자 유치는 규제를 대대적으로 풀어 기업이 필요로 하는 환경을 조성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일자리는 정부의 재정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만드는 것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 제자리를 찾은 결과"라며 기업들이 마음껏 뛰고 역동적 경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는 다짐도 내놨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부터 '규제 혁신 정부'를 자임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규제혁신추진단'이 지난해 8월부터 가동을 시작해 규제 완화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같은 달 대구 성서공단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첫 규제혁신전략회의는 윤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기도 했다. 이날 규제전략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국민을 힘들게 하는 비현실적 규제는 반을 없애라고 지시하고 싶을 정도"라고 털어놓으며 규제 혁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었다.
정부가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지만 아직도 곳곳에 '불량 규제'가 여전히 많다. 김종석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지난 5월 18일 한국경영자총협회 포럼에서 집행권자의 재량권이 너무 많거나 여러 기관의 중복 규제, 민간 기업 활동에 대한 과도한 행정 간섭 등을 불량 규제로 지목했다. 불법 논란이 빚어졌던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의 전직 경영진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은 사례만 봐도 기업 활동의 족쇄가 여전히 많다는 것이 확인된다.
역대 정부가 모두 규제 개혁을 앞세웠지만 용두사미였다. 정부의 기능을 오판해 행정만능주의에 빠지면서 앞으로는 규제 개혁을 내세우면서도 뒤에서는 규제의 담장을 더 높이 쌓아 올렸다. 윤석열 정부는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 한탕주의식 규제 개혁이 아니라 규제 개혁을 정부의 상설 과제로 설정, 개혁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개혁의 발걸음이 지속된다면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부터 약속했던 '기업의 모래주머니를 없애 준 정부'로 각인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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