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농협, 공판장 운영 개선이 먼저다

입력 2023-06-27 06:30:00 수정 2023-06-27 06:33:42

엄재진 기자경북부
엄재진 기자경북부

안동시 제3공영도매시장 운영자 모집을 둘러싸고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농협이 자신들을 배제시키려 한다며 안동시를 상대로 노골적 딴지를 걸고 있다. 일부에서는 '농협 공판장 운영 개선이 먼저'라고 비판한다.

안동지역 농협조합장협의회와 농민단체협의회는 지난 8일 자신들의 입장자료를 통해 노골적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전에는 현수막 게첨과 기자회견 등으로 집단 반발했다.

이들은 ▷'기습공고'는 농협을 배제하려는 합리적 의심 ▷'농협 공판장 갑질' 운운은 농협의 정당한 요구를 집단이기로 매도 ▷제3도매시장을 농협에 달라고 '협박'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법 따라 참여할 수 있는 길 열어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안동시가 농협을 배제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공판장과 농산물 수집·가공·판매하는 농협들은 이와 유사한 업무를 하는 도매시장법인에 참가할 자격이 없다는 법률에 근거한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안동농협이 운영하고 있는 도매시장(공판장) 운영 문제점에 대한 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더 큰 이유로 꼽힌다. 안동농협 공판장은 그동안 숱한 문제점을 노출해 왔다.

이에 안동시장은 ▷지역 출하주 농민 우대방안 강구 ▷선별기 저울 추가 설치 ▷경매장 내 환경정비 ▷상·하역 인부임금 현금지급 금지 ▷사과상자 임대료 인상 ▷외부 선별장 이용 특혜 차단 등을 요구했으나 전혀 이행되지 않은 것.

실제로 매일신문이 취재해 수 차례 보도한 사례도 있지만, 사과상자 임대료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돼 왔다. 상·하차 작업 인부 임금을 농협 측이 용역회사에 현금으로 지급하면서 인부들의 임금 체불 등 말썽도 있어 왔다.

농민들이 자기 차량을 이용해 공판장에 올 경우 하루 이틀씩 대기하기 일쑤지만, 수십만원씩 수수료를 지불하면서 농협이 지정한 수집운반 차량을 이용할 경우 '공판장 프리패스 하역과 중매'가 이뤄지도록 했다는 논란도 있었다.

이밖에 외부에 별도의 선별장을 운영해 각종 특혜 중도매 작업장으로 활용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안동농협은 전혀 개선책을 내놓지 않은 것이다.

지금은 농협 내부 시스템 개선이 먼저다. 지자체와 농협의 상생은 곧바로 농민들의 안정적 농업경영을 가능하게 한다.

자신들의 집단 이익에만 매몰돼 농업 정책을 책임지는 지자체와 갈등하는 조합장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는 농민단체협의회도 과연 전체 농민들의 이익을 위한 행동인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