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 경제인을 만나다] <25> 이승도 휴먼포커스 대표 "연구 교류·교육이 발전의 지름길"

입력 2023-06-23 14:53:32 수정 2023-06-23 17:54:04

기업 이끌며 KNU비즈니스포럼 활성화
건설·금융·반도체 인재 공급…헤드헌터 역할 보람차

이승도 대표는
이승도 대표는 "연구 교류와 교육이 동문과 모교,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첩경"이라고 강조하고, 젊은이들을 향해선 도전 정신을 당부했다. 이무성 객원기자

천직(天職)이라는 게 있다면 이런 경우일 것이다. 헤드헌터 회사인 휴먼포커스 이승도 대표이사. 그는 컨설팅업체인 IT포커스를 함께 운영하면서도 경북대학교 총동창회(회장 김창호) 사무총장으로서 연구 교류 활성화와 교육에 무게를 둔 길을 걷고 있다. 기업인이자 동창회 사무총장으로서는 언뜻 이해하기 힘든 행보다. 사실상 타고난 직업처럼 여겨지는 이유다. 이 대표는 "고향을 떠나온 동문기업인들에게 사업에 도움이 되는 최고의 강의를 제공하고, 사업 협력으로 더욱 발전하도록 만남의 장(場)을 만들어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 것이 동문·모교·대구경북,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하는 지름길이라는 믿음에서다. 도전 정신을 강조한 이 대표는 "사실 대구경북은 좀 보수적인 지역"이라며 "오픈 마인드로 경청하고 수용하며 도전에 나서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학동문회 사무총장으로서 이례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또 본업이 기업인 아닌가?

▶모교와 지역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 취임 뒤 가장 집중하는 것이 교육 사업이다. 사실 지방 출신들은 서울에 올라오면 따로 따로 활동하는 일이 많다. 그래서 우리 만나 술·밥 먹더라도 공부하는 모임 하나 만들자고 했고, 동문 기업가를 중심으로 활성화됐다. 이제 사무총장 자리를 맡고 있으니 동문의 연구 교류와 강의, 교육을 위해 더 힘차게 뛰려고 한다.

-동문기업가 모임에 정성을 들이는 이유라도 있나?

▶최고의 강의로 사업에 도움을 주고, 대구·서울을 번갈아가는 지역 교류로 정보 불균형을 줄이면 더 큰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는 신념에서다. 전국의 기업가들에게 대구시와 경북도의 현황과 지원조건을 제공하여 지역현안 해결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또 동문기업의 발전을 지원하여 그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하도록 만들고 싶다. 그렇게 되면 자발적으로 모교 발전과 재학생 취업, 지역사회에 실질적으로 힘이 되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겠나. 이제 시작 단계이므로 천천히 그러나 지속적으로, 강력하게 추진하며, 내실을 다져가며 꼭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KNU비지니스포럼 조찬 간담회 모습. 이승도 대표 제공
KNU비지니스포럼 조찬 간담회 모습. 이승도 대표 제공

-연구 교류와 교육에 천착하게 된 계기는?

▶LG를 그만 둔 후 6년 동안 서울 강남역 근처 제 사무실이자 강의실에서 다양한 분야의 주제로 강의를 진행해왔다. 전문분야와 최근 이슈에 대해 전문가를 초청한 가운데 세미나를 했다. 30년 동안 IT분야에 근무했기에 지인들을 포함 다양한 강사를 초청하여 그들의 경험과 정보를 들려주고자 했다. 반응이 좋으니 더 확대시키자는 욕심이 났다.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전국·전세계 동문들을 대상으로 교육하기 위해 10여 년 전에 제가 만들어 서울에서 운영하고 있는 22세기미래포럼(회장 이인숙)을 경북대 북문에 위치한 동창회관 2층에서도 진행하고자 적극 준비 중이다. 세미나를 하고 유튜브, 줌 등을 통해 동문 27만명의 동참을 유도하겠다. 이렇게 하면 소속감과 애향심이 올라가고 개인 발전에 동기가 부여될 것으로 본다. 우수한 강사들이 주변에 엄청나게 많이 있으니 그분들에게 부탁하려고 한다.

이 대표의 활동과 구상은 이뿐이 아니다. 그는 모든 동문기업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KNU비즈니스포럼(회장 박광범·김원규)을 열어 왔다. 세미나와 정보교류를 위한 모임이다. 서울은 조찬으로, 대구는 만찬 형식을 빌어 진행한다. 매번 120명에서 170명이 모인다. 그는 2000년 초반에는 5년 동안 1주일에 1차례씩 후배들을 위한 특강 자리를 마련했다. 경북대 전자공학부 300명이 대상이었다. 과(科)선배들은 현장의 생생한 트렌드를 전하면서 후배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 대표는 또 재경경북대 전자과 동문회를 만들고, 30년 동안 동문회와 모교·후배를 위한 재정 지원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 현업인 휴먼포커스에 대해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지인의 권유가 있었다. 인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직장생활을 하면서 절실히 체감했기에 보람 있고, 또 길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별다른 고민하지 않았다. IT·바이오 등 특정분야를 구분하지 않고 건설·금융·반도체·기계·화학 등 모든 업종의 인재를 공급해주고 있다. 기업 M&A도 지원한다. 각 분야 전문가인 30여명의 헤드헌터들이 인재가 필요한 기업에 적절한 인재를 추천하여 연결하고 있다.

-휴먼포커스만의 노하우는?

▶앞으로 사회가 복잡, 다양해지고 인구가 줄어들면 인재 뽑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실적으로 해고도 쉽지 않기에 기업에서는 더욱 신중하게 인재를 채용하려고 한다. 반면 젊은 인재는 한곳에서 정착하지 않으려는 성향이다. 또 복잡해지는 기술 환경 속에 적절한 인재는 그리 많지 않다. 그렇기에 헤드헌터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해지고 있다. 이전보다 2~3배 노력을 해야지 성사된다. 구직자에겐 기회를 주고, 기업에겐 적절한 인재를 추천하는 일이니 보람스럽다. 지인에게 도움을 줄 때면 기쁘다.

후원자들이 미얀마의 한 학교 교정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참석하지 못한 이 대표의 사진을 플래카드 양쪽에 담은 게 인상적이다. 이승도 대표 제공
후원자들이 미얀마의 한 학교 교정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참석하지 못한 이 대표의 사진을 플래카드 양쪽에 담은 게 인상적이다. 이승도 대표 제공

-지난 5월말 동문들 18명과 함께 낸 책이 화제가 됐다.

▶아, '인생의 성공법칙' 말하는 건가. 각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온 동문들의 직장·삶·보람을 찾는 이야기를 모았다. 재학생·직장인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스토리를 출간했고, 모교 학생회·동아리·학과 사무실에 300권을 배포하여 많은 후배들이 보도록 했다. 동문들에게는 책을 쓸 기회를, 후배들에게는 선배들의 삶을 보고 미래를 준비하도록 응원하자는 마음이 컸다.

-해외 어린이 후원 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과업이 미얀마와 아프리카 아이들 후원이다. 30년 동안 월급의 20~30%는 기부·후원을 했다. 특히 3년간 세계여행을 하면서 빈곤국의 열악한 현실을 외면하지 못해 기부를 본격화했다. 미얀마는 지난 3년 동안 제가 4개 학교 우수학생 100여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얀마의 유일한 예술대학인 양곤예술문화대학을 경북대 동문 20여 명이 후원에 들어갔다. 동문과 손잡고 책을 출간하고, 빈곤국의 아이들을 후원하는 것은 경북대와 대한민국의 품격을 보다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고향 후배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준다면?

▶도전정신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대구경북이 좀 보수적인 지역 아닌가. 오픈 마인드로 경청하고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뒤 도전에 나서면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세계 여행을 계기로 미얀마 등 교육 사업을 후원하고 있는 이 대표가 양곤예술문화대학 지원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
세계 여행을 계기로 미얀마 등 교육 사업을 후원하고 있는 이 대표가 양곤예술문화대학 지원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이무성 객원기자

◆이승도 대표와 여행

이승도 대표의 또 하나의 천직은 세계여행가다. 지도에도 잘 나오지 않는 곳을 밟다가 아프리카와 미얀마 우수학생의 장학 사업을 후원하는 인연을 맺었다. 지구촌 오지의 민낯을 본 것을 계기로 '이승도의 좌충우돌여행기', '나를 위한 최고의 선물 크루즈 여행', '캠핑카 전국이 나의 별장'(공저 포함) 등 3권의 여행기를 출간했다. 이 대표에게 여행은 도피처·인류애·사랑·미래·꿈·위로·낭만·행복·기회, 그리고 설명하기 힘든 그 무엇이다.

1988년 LG정보통신에 입사해 기획·마케팅·기술·영업 등 요직을 거쳤고, 국내사업총괄 사업부장(상무)을 마지막으로 퇴임한 뒤 휴먼포커스와 더불어 4차산업 강의 및 중소기업 컨설팅·자문을 하는 IT포커스대표로 있다. CTI사업을 국내 첫 도입하였고, 최대 실적과 더불어 국민연금관리공단 등 공공기관에 처음으로 구축하는 성과를 냈다.

VMS·CTI· IPT사업 등 그가 맡으면 항상 시장 1위를 달성했다. 또 F&S로부터 '올해의 IPT상'을 2년 연속 수상했다.

대구가 고향으로 경북대 전자과를 졸업했다. 같은 과 겸임교수를 지냈고 'CTI' 등 전문서적을 출간했다. 최근 한달에 2~3차례 대구를 찾는다고.

업계에 잘 알려진 학구파이자 이론가다. 서강대학교MBA, 카네기 CEO과정, CIO(최고정보책임자)클럽 아카데미 등 CEO과정을 수료할 때마다 최우수상을 받았다. 현재 CIO클럽회장과 한국M&A컨설팅협회·미얀마 장학사업협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