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가 세 번 시도 끝에 민노총에서 탈퇴했다. 민노총 가입 5년여 만이다. 포스코지회는 그제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서 노조 설립 신고증을 받아 '포스코자주노동조합'으로 새 출발을 했다. 포스코자주노조는 "특정 집단을 위한 하부 조직 형태가 아니라 노동자를 위한 조직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선언했다.
포스코지회의 민노총 탈퇴엔 우여곡절이 많았다. 포스코지회는 "민노총 금속노조가 조합비만 받아 가면서 비정규직 노조나 복수 노조처럼 어렵게 노조 활동을 하는 사람에겐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고 비판하면서 민노총 탈퇴를 시도해 왔다. 지난해 11월 두 차례 노조원 투표에서 65.2%, 69.9% 찬성으로 탈퇴를 의결했다. 작년 여름 힌남노 태풍으로 피해가 극심했는데도 금속노조가 별다른 지원을 하지 않은 것이 노조원들이 등을 돌린 계기가 됐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민노총이 '반조직 행위' '절차 미비'라며 탈퇴를 추진한 노조 간부를 제명해 탈퇴가 무산됐었다.
포스코지회를 비롯해 민노총을 탈퇴하는 노조가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12일엔 롯데케미칼의 충남 대산공장노조가 민노총 화섬노조에서 탈퇴했다.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GS건설, 강원 원주시청노조 등도 민노총을 떠났다. "상급 단체가 조합비만 받아 챙기고 과격한 이념 투쟁에 매몰돼 있다"는 게 이들 노조의 이구동성이다. 미군 철수 등 정치 투쟁 중심에서 근로자 이익을 우선하는 노조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며 민노총을 탈퇴하고 있는 것이다.
양대 노총 행태에 회의감을 느낀 근로자들의 새 노조 활동도 힘을 얻는 흐름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 등 대안 세력이 등장했다. 30대 노조위원장들이 주축이 돼 'MZ노조'로도 불리는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는 지난 2월 출범 후 13개 노조 8천 명 안팎 조직으로 성장했다. 정치 투쟁 배제,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 공정한 성과급제 정립이 MZ노조 목표다. 강성 노조가 득세했던 노동계에 새바람이 부는 것은 여러 면에서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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