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으로 곤란 겪은 韓 금융권도 안도
Fed의 목표치에 비하면 2배 높지만, 물가 잡히는 흐름
미국발 금리인상 충격파가 더 이상은 우리나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듯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1개월째 내림세를 지속해 2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으며, 미 중앙은행(Fed)의 이달 금리 동결 시나리오가 거의 확정적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물가 수준이 여전히 Fed 목표치인 2.0%의 2배 수준인 데다, 근원 CPI가 헤드라인 CPI를 큰 폭으로 웃돌고 있다는 비판적인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CPI는 2021년 5월 이후 최저치인 4.1%로 발표되면서, 월가 전망치(4.0~4.1%)에 부합했다. CNBC는 "고용시장이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이 해소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1년 넘게 '물가와의 전쟁'을 벌여 온 Fed는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을 한층 덜게 됐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16년 만에 최고 수준인 5.00~5.25%다.
금융 전문가들은 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가 집계한 금리동결 확률은 5월 CPI 발표를 기점으로 96.5%까지 치솟았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도 긴축 종료(금리인상 기조) 기대감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NFJ인베스트먼트그룹의 번스 매키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은 Fed의 금리인상 중단을 고대해왔고, 한발 앞서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은 근원 CPI의 오름세가 "11회 연속 금리인상을 가능하게 할 만큼 충분히 강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CPI의 진정세가 뚜렷한 만큼 Fed가 긴축 사이클을 이어가더라도 이번 FOMC에서는 한 차례 쉬어갈 것이란 견해에 힘이 실린다. 미 금융권에서는 이를 '매파적 건너뛰기'(hawkish skip)라 명명하고 있다.
물가 예측기관인 인플레 인사이트의 오마이르 샤리프 창립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물가가 너무 더디게 잡히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Fed 내에선 아직도 긴축 사이클을 얼마나 더 지속해야 할지를 두고 이견이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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