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계 자료를 빼돌려 중국에 복제 공장을 지으려던 삼성전자 전 상무가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단순한 반도체 기술 유출이 아닌,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통째로 복제 건설하려 했다는 점에서 충격이다. 중국 시안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과 불과 1.5㎞ 떨어진 곳에 삼성전자 복사판인 또 다른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범행을 했다고 한다.
반도체 등 산업기술이 중국 등 다른 나라로 유출되는 범죄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주엔 국내 대형 병원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중국인 연구원이 국내 기업의 의료 로봇 기술 파일 1만여 건을 빼돌려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지난 2월엔 삼성전자 기술을 빼돌린 뒤 반도체 세정 장비를 제작해 중국 기업과 연구소에 넘긴 연구원과 기업이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반도체 등 산업기술 유출 적발 사례는 93건, 국내 기업이 당한 피해 추산액이 25조 원에 달한다. 해외로 빼돌려진 산업기술 가운데 30%가량(33건)이 국가 핵심 기술이었다.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자동차·정보통신·조선 등 국가 핵심 분야에 유출 범죄가 집중됐다. 반도체에서 8건, 2차전지에서 4건의 국가 핵심 기술이 국외로 유출됐다.
문제는 산업기술 유출 범죄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에 그쳐 범죄 예방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2017~2021년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된 1심 재판 81건 중 실형이 선고된 것은 5건에 불과했다. 절반 가까이가 집행유예(32건)·재산형(벌금 등 7건)에 처해졌다. 여기에 최근 8년간 산업기술 유출 관련 범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365명 가운데 80%(292명)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실형을 산 사람은 20%에 그쳤다. 산업기술 유출 범죄를 막지 못하면 우리의 첨단 산업이 살아남을 수 없다. 대법원은 산업기술 유출 범죄 양형 기준을 높이고, 국회는 엄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신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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