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처리장서 드러난 마약 중독 실태…대구 3년 연속 필로폰‧엑스터시 검출

입력 2023-06-08 14:28:39 수정 2023-06-08 21:41:53

식약처, 하수 역학조사 공개…대구 엑스터시 검출량 매년 증가세

7일 오후 경기도 수원지방검찰청에서 관계자들이 압수한 마약 등을 공개하고 있다.연합뉴스
7일 오후 경기도 수원지방검찰청에서 관계자들이 압수한 마약 등을 공개하고 있다.연합뉴스

대구의 하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잔류 마약류를 분석한 결과, 필로폰(메스암페타민)과 엑스터시(MDMA)가 지난 3년간 꾸준히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하수역학 기반 불법 마약류 사용행태'에 대한 조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7개 시도별 최소 1개소 이상, 전체 인구의 50% 이상을 포괄할 수 있도록 선정해 하수를 채집했고, 필로폰·코카인·엑스터시 등 국내유입과 사용이 확인된 주요 불법 마약류 7종에 대해 분석했다. 대구는 신천 하수처리장, 경북은 포항 하수처리장이 조사 대상지로 선정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의 1천명당 필로폰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은 지난 2020년 17.17mg에서 2021년 15.36mg, 지난해 11.90mg을 기록했다. 3년간 일일 사용추정량 평균치는 14.81mg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6번째로 높았다.

엑스터시의 경우는 2020년 0.82mg에서 2021년 0.98mg, 지난해 1.66mg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는 9번째로 높은 수치다.

암페타민은 코카인은 3년 연속 검출되지는 않았다. 암페타민은 2020년에만 검출됐는데, 당해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은 0.29mg이었다. 코카인의 경우 2021년에 8.95mg로 조사됐는데, 이는 지난 3년간 전국 17개 시도 연도별 코카인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을 통틀어 높은 수치다. 바로 뒤를 이은 2020년 전북(4.23mg)의 수치를 2배를 상회했다.

경북은 지난 3년간 1천명당 필로폰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이 지난 2020년 7.96mg에서 2021년 18.31mg, 2022년 5.76mg으로 나타났다. 엑스터시의 경우 2020년엔 검출되지 않았고 2021년 3.67mg, 2022년 0.97mg을 기록했다. 암페타민과 코카인은 3년 동안 검출되지 않았다.

식약처 관계자는 "하수역학 조사는 수사기관 등에 적발되는 것 외에 실제로 사용되는 마약류의 종류를 파악할 수 있어 호주나 유럽연합 등에서도 활용 중인 조사 기법"이라며 "보다 많은 하수처리장을 대상으로 연속성 있는 조사와 분석으로 마약 예방과 퇴치에 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이번 조사 결과를 유럽 마약과 마약중독 모니터링 센터(EMCDDA) 등 국제기관과 적극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또 국내 수사·단속 관계기관에도 정보로 제공해 불법 마약류 예방을 위한 정책 수립에 적극 활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