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농악·K-POP 댄스 선보이자 "마한! 바훗밧히야(멋지다)"
경북 인도 방문 4차산업·한국문화 소개...대학생들 환호
경북도, 올해 인력 유치 '지역특화형 비자 시범사업' 시작
경북도가 세계 최대 인구와 경제 성장률을 자랑하는 '인도'에 주목하고 있다. 인구감소와 청년이탈, 현장인력 부족 등 경북이 처한 '삼중고' 해결책을 인도에서 찾으려는 포석이다.
인도는 추산 인구 14억3천만 명으로 중국을 제치고 세계 인구 1위국에 올랐으며 높은 출산율(평균 2명)을 바탕으로 인구 증가가 이어지고 있는 나라다. 특히 중국에 이은 세계의 공장으로 각광받고 있는데다 대규모 내수 시장, 풍부한 IT 인재 등 '맞춤형 처방전'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북형 지방 외교, 세일즈 인도에서 통했다
"인도에 있어 한국은 기회의 땅입니다. 한국어만 할 줄 알아도 어느 곳에나 취직할 수 있고 꿈을 펼치기에도 알맞은 곳입니다."
지난달 23일 인도 델리대학. 만나는 학생마다 '안녕하세요'라며 익숙한 한국어 인사를 건넸다. 델리대학은 나렌드라 모디 현 인도 총리를 배출했고 16개 학부, 87개 학과에서 2만4천여 명이 공부하고 있는 100년 전통의 인도 명문대학교다.
한복 차림의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대학 강단에 들어서자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강의실을 가득 메운 600여 명의 학생들은 이 도지사의 '더 큰 미래'란 영어 강의에 귀를 쫑긋 세웠다. 40여분간 진행된 강의에서 '코리아' '인디아'란 단어가 나올 때마다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 도지사는 "대한민국 그리고 경상북도는 반도체, 2차전지, 전기차, 메타버스 등 4차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미래 기술의 중심지"라며 "세계적으로 우수한 인재로 알려진 인도 대학생들이 경북으로 온다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소 이 도지사는 인구감소로 위기에 처한 지방의 대학·산업을 살릴 방안으로 우수한 외국인력 유치를 주장해 왔다.
인도는 민주주의 체제에서 매년 두 자릿수 경제 성장률을 기록, '무굴 코끼리'라 불리며 세계 경제 강국에 오르고 있는 곳이다.
같은 날 찾은 네루대학교 한국어학과 학생들과 자리한 곳에서도 이 도지사는 경북만의 특화된 외국인 지원정책과 지역대학의 우수 학위·어학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인도 우타르 프라데시(Uttar Pradesh·UP) 주의 대학생 아르무트(21) 씨는 "유학의 기회를 잡을 수만 있다면 꼭 한번 참여해 보고 싶다. 경북에 어떤 기업이 있는지 알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북도는 지난달 22일(현지시간) UP주에서 요기 아디티아나트(Yogi Adityanath) 총리와 만나 우수 대학생과 인력 등에 대한 상호교류 협약을 맺었다. UP주는 인구 2억3천만명으로 인도의 28개 주 가운데 인구 1위 지역이다. 면적은 4위로 한반도 크기와 비슷하다.
◆인도 청년 경북 문화에 빠지다
"마한! 바훗밧히야."(엄청나! 멋지다!)
경북이 소개하는 한국 전통 문화예술과 한류 공연이 인도 공연장의 객석을 흔들었다.
경북도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오후 5시 인도 최고 공연장 중 하나로 꼽히는 뉴델리 까마니극장(Kamani Auditorium) 객석이 가득 찬 가운데 '한(韓) Art Road' 행사를 성황리에 열었다. 이번 '한 Art Road'는 한국-인도 수교 50주년을 맞아 경북-인도 문화예술 교류행사를 통해 한글과 한복, 한식, 한옥, 한지 등 경북형 한류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기획됐다.
경북을 알리는 경북홍보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한국-인도 태권도 품새 합동 공연, 경북의 전통 농악·민요 등 국악한마당, 인도에서도 인기가 많은 K-pop 댄스팀 공연, 인도 공연팀의 전통 공연, 경북-인도 합동 공연 등이 이어져 현지인의 큰 호응을 얻었다.
영남대, 대경대 등 대학생 40여 명이 꾸린 공연팀은 넘치는 끼와 에너지로 큰 박수를 받았다.
인도는 전체 인구 13억8천여만명 중 4억4천만명(34%)이 밀레니엄 세대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밀레니엄 세대가 있는 나라다.
경북은 우수한 인도 청년들을 경북의 대학으로 부르고, 그들이 지역 기업에서 근무하는 유입을 유도하려는 다양한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

◆경북도 지역특화비자 인도에서 주목
경북도에 따르면 경북의 생산연령인구는 2011년 인구 대비 69.5%(183만7천명)에서 2021년 67.3%(177만 6천명)으로 2.2%(6만1천명) 줄었다.
이런 추세는 2023년 60.1%(153만5천명), 2040년 50%(122만3천명)로 줄다가 2050년에는 44.1%(99만3천명)로 뚝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도는 2015년을 정점으로 인구 감소 추세가 두드러지면서 기업 인력난, 대학위기, 농촌마비 등 3중고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청년인구 감소폭이 커지면서 경제활동 동력 상실의 위기에 처했다.
이에 반해 경북의 외국인 주민은 전국 17개 시도 중 6번째로 많은 9만8천명에 이른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74% 증가한 규모다. 외국인 주민은 외국인 근로자 및 자녀, 유학생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경북도는 이와 같은 외국인 주민이 지방의 인구위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대안으로 보고 다양한 외국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는 지금이 지방주도 외국인 정책 추진의 골든타임이라는 판단에 따라 올해 1월 1일 '외국인공동체과'를 신설하고 외국인 공동체 TF단을 구성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경북도 외국인 정책의 첫 발걸음은 지난해 9월 법무부가 선정한 '지역특화형 비자 시범사업'에서 시작됐다. '지역특화형 비자'는 영주권 바로 아래 단계인 거주비자(F-2)를 도지사 추천으로 발급할 수 있는 제도다. 그동안 외국인 취업자들은 10년 이상 걸리는 거주비자문제로 어쩔 수 없이 한국을 떠나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경북도는 290명의 외국인 숙련노동자와 유학생을 대상으로 거주비자를 발급해 이들의 불편을 일시에 해소한 바 있다.
경북도 구자희 외국인공동체과장은 "내년에는 1천명의 외국인 숙련노동자와 유학생 우수인재를 유치해 지역사회의 큰 일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도 뉴델리에서 임상준 기자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