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터울 동생 누구보다 열심히 의뢰인들 도와
여러 위로 말씀 큰 힘 돼 감사, 극단적 범죄 다신 없어야…
1년은 고통이 무뎌지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지난해 6월 9일 대구변호사사무실 방화 참사 희생자 6명 중에는 33세 여성 사무직원도 있었다. 고인과 여섯 살 터울의 오빠 A씨는 여전히 긴 아픔의 터널을 지나는 중이다.
지난 2일 오후 A씨를 만난 곳은 창밖으로 법원이 보이는 변호사 사무실에서였다. 사고 장소도 지척에 있었다. A씨는 "여전히 불쑥불쑥 동생 생각이 나면 마음이 많이 힘들다"며 무거운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현직 변호사인 A씨는 3년여 전부터 동생도 동종 업계에서 일하게 되면서 서로 의논도 하고 도움도 줄 수 있어서 좋았다고 회상했다. A씨는 6살 차이 동생을 때론 아버지 같은 마음으로 대했고, 동생 역시 오빠를 많이 의지하는 각별한 사이였다.
빈자리는 아직도 크게만 느껴진다. 어려서부터 부모 속 한번 썩이지 않고 가족들은 물론 늘 주변 사람을 잘 챙기던 의젓한 동생이었다. 나중에는 함께 일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이젠 더 이상 볼 수조차 없다.
A씨는 "처음 사건이 터지고서는 너무 힘들고 안 좋은 생각까지도 들었다. 이제는 더 열심히 바쁘게 살려고 노력한다"며 "마음이 힘들 때면 동생이 멀리 해외로 떠나서 당분간 볼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보기도 한다. 가족들 모두 동생이 천국에서 잘 지낼 거라고 믿고 기도한다"고 했다.
동생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여전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가해자와 아무런 일면식도 없었던 동생은 열심히 일해온 일터에서 참변을 당했다. 회생 및 파산 업무를 담당하는 동생은 가해자처럼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의뢰인들을 돕고자 밤낮 없이 노력을 기울였다.
A씨는 "동생 유품을 정리하며 책장에 있던 업무 관련 서적을 봤는데 꼭 수험생처럼 필기를 해가며 치열하게 공부했다"며 "열심히 살았던 동생이 대견하면서도 더 많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A씨는 같은 아픔을 겪고 있을 다른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사고 수습에 애써 준 변호사회에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A씨는 "변호사회 차원에서 섬세하게 챙겨주시고, 특히 유족들에게 2차 피해가 없도록 배려해주신 부분에 감사드린다"며 "각계각층에서 전해주신 위로의 말씀도 많은 힘이 됐다. 마음을 모아주신 성금도 감사할 따름이다"고 고개를 숙였다.
A씨는 마지막으로 비슷한 사고가 다시는 반복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변호사 직역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이해하지만 정의감을 갖고 일하시는 분들도 많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타인의 생명을 앗아가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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