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속 '낑낑' 소리…엉덩이 그을린 강아지 10마리 '극적 구조'

입력 2023-06-04 14:50:31

부모 개 추정 성견 2마리, 주택 주변 맴돌아…강아지 10마리 무사 구출

엉덩이와 등 쪽의 털 검게 탄 강아지들. 횡성소방서 제공. 연합뉴스
엉덩이와 등 쪽의 털 검게 탄 강아지들. 횡성소방서 제공. 연합뉴스

주택 화재 현장에서 미쳐 빠져나오지 못한 강아지 10마리가 극적으로 구출됐다는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

4일 횡성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오전 9시 13분쯤 강원 횡성군 공근면 창봉리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났다.

화재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소방대원들이 출동했을 당시, 불길은 가장 거센 '최성기'였다.

건물 내부는 검은 연기로 자욱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

화재를 진화하는 과정에서 부모 개로 보이는 성견 2마리는 화마에 휩싸인 주택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소방대원들은 건물 주변에서 강아지 여러 마리가 낑낑대는 소리를 듣고 촉각을 곤두세웠다.

'낑낑' 소리가 나는 곳을 찾기 시작한 소방대원들은 주택 옆 공간 불길 안에서 강아지 10마리가 웅크린 채 낑낑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구조에 나섰다.

구조된 강아지 10마리는 모두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였다. 다만 이 가운데 3마리는 엉덩이와 등 쪽 털이 불에 검게 그을려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다친 강아지 3마리는 인근 동물병원으로 이송됐다. 성견 2마리와 강아지 7마리는 전소된 주택 대신 옆집에서 임시 보호 중이다.

당시 이 불은 132㎡의 주택 1동을 모두 태우고 1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횡성소방서 신우교(52) 현장대응단장은 "검은 연기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은 어둠 속에서도 강아지들의 소리를 듣고 우선 구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화재로 화상을 입은 강아지들이 빠른 치료로 쾌유하길 바란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주택화재 현장에서 강아지 구출 나선 소방대원들. 횡성소방서 제공. 연합뉴스
주택화재 현장에서 강아지 구출 나선 소방대원들. 횡성소방서 제공. 연합뉴스
불길이 가장 센 최성기인 주택화재. 횡성소방서 제공. 연합뉴스
불길이 가장 센 최성기인 주택화재. 횡성소방서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