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구·군의회 의장協 예산 논란…본지, 5년 동안 부담금 내역 확보
의장협의회에 투입된 시 예산 2억7천만원…일부 지출 금액 개인 용도로 전용
관리·감독 전혀 없어 부적절 집행
매년 대구시민이 낸 수천만원의 세금이 기초의회 의장들의 쌈짓돈으로 쓰이고 있다. 8개 구·군 의회 의장들이 소속된 대구시구군의회의장협의회(이하 대구시의장협의회)가 각 구·군별로 매년 600~700만원을 받아 이 가운데 일부를 지방 재정 목적에 맞지 않는 사용처에 무분별하게 사용했다. 의장협의체 부담금은 전국적으로 동일한 사안인 만큼 지출 내역을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대구 8개 구·군은 매년 각각 600~700만원씩 4천800만원~5천600만원을 대구시의장협의회에 배정한다. 대구시의장협의회는 지방자치법 제182조에 따라 각 구·군 의장들 간의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고, 공동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설립됐다. 의장협의체 부담금을 모으기 시작한 것은 2001년 1월부터다.
매일신문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동안 대구시의장협의회가 사용한 의장협의체부담금 사용내역을 정보공개청구로 확보했다. 지방재정법 시행령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 예산은 관련 사무 처리에만 지출될 수 있다. 100%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이루어진 의장협의체 부담금 역시 이 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지출 내역에는 지방자치단체 사무와 관련 없는 의장 개인 행사, 외유성 연수와 워크숍 등 부적절한 사용처가 넘쳤다.
지난 5년 동안 대구시의장협의회에 배정된 예산은 모두 2억7천200만원이다. 이 가운데 지출된 금액은 2억6천797만원(98.51%)이다. 이 중 1억300만원(37.86%)은 대구시의장협의회의 상위 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한민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에 지방의회 부담금 명목으로 지출했다. 나머지 1억6천497만원(60.65%)의 일부는 명절 선물을 돌리고 축하화환을 보내는 데 사용하는 등 구의회의장들의 쌈짓돈처럼 사용됐다.
구체적으로 2018년 1월 당시 달성군의회 의장이 책을 출판하자 해당 도서를 구입하는 데 20만원을 사용했다. 그해 9월에는 8개 구·군 의장 추석 선물로 53만원을 지출했다. 11월 동구의회 의장 아들이 결혼하자 결혼식 화환으로 9만9천원을 썼다. 대구시의장협의회가 8개 구·군 의장들이 모인 단체라는 점에서 셀프 명절선물에 이어 셀프 축하 화환을 보낸 셈이다. 이는 지방재정법이 명시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관련 사무라고 보기 어렵다.
의장협의체 부담금이 의장들의 용돈으로 전락할 수 있었던 이유는 관리감독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법에 따라 의장협의회는 행정안전부 신고에 의해 설립됐지만, 행정안전부가 관리감독하지 않는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의장협의회는 사단법인이라 자체적 규정에 따라 운영되며 행정안전부는 예산 등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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