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M] 나도 프사 건졌다!…중장년층의 셀카 도전기

입력 2023-05-30 09:39:02 수정 2023-05-30 10:02:45

경상감영공원·서문시장서 만난 중년층 셀카
항공샷에 구슬땀 뻘뻘…내 모습 어색하기도
동료와 함께 찍는 거울샷에 남다른 애정

MZ들이 셀카찍는 법에 대해 도전한 경상감영공원에서 만난 이종배(63) 씨. 배주현 기자
MZ들이 셀카찍는 법에 대해 도전한 경상감영공원에서 만난 이종배(63) 씨. 배주현 기자

"엄마…사진을 왜 이렇게 찍었어?"

자녀들에게 본인의 셀카를 자랑했더니 이런 반응 나도 한번 받아봤다는 부모님들 여기저기 많을 거 다 안다. 한껏 멋있게, 예쁘게 꾸민 어느 날. 내 모습을 남기고 싶은데 누가 쳐다볼까 봐 카메라를 한껏 밑으로 내리고 셀카를 찍거나, 구도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몰라 카메라 한가득 초점 잃은 내 얼굴만 나오게 찍은 바로 그 경험(코쓱)…

중장년 독자의 프사(프로필 사진)를 건져라! 중장년층도 MZ처럼 셀카 찍을 수 있다. MMM이 지난 26일 경상감영공원과 서문시장을 돌아다니며 MZ 셀카에 도전할 중장년층을 찾아 나섰다.

"늙은 모습 예쁘지도 않은데 싫어예"

"젊은 사람들 찍어야지 우리 얼굴 말라꼬"

이 씨는 항공샷 찍기에 성공했다. MMM
이 씨는 항공샷 찍기에 성공했다. MMM
MMM팀이 이종배 씨와 함께 찍은 신발샷. MMM
MMM팀이 이종배 씨와 함께 찍은 신발샷. MMM
MMM팀과 거울샷을 찍은 이종배 씨. MMM
MMM팀과 거울샷을 찍은 이종배 씨. MMM

이런, 생각보다 셀카에 용기를 내는 중장년 어르신이 잘 없는데…그러던 와중 "한번 찍어보지뭐!"하고 시원하게 도전장을 내민 이가 나타났다. 경상감영공원에서 만난 이종배(63) 씨. 이 씨는 MMM과 함께 항공샷, 거울샷, 신발샷 건지기에 본격 나섰다.

"선생님 팔이 카메라에 나오게끔 찍으셔야…"

MMM팀의 코치에 맞춰 이 씨는 삼수 끝에 항공샷 건지기에 성공했다. 이어 신발샷. 옆에 MMM팀과 나란히 발을 맞대고 이 씨의 신발 위에 살포시 카메라를 얹고 또 찰칵. 이 씨는 MZ세대의 사진 찍는 방법에 궁금해하면서도 자신의 모습을 찍는 것에 대해 자신 없는 모습을 보이거나 익숙하지 않은 듯 했다. 그렇게 구슬땀을 흘려 세 컷의 사진이 탄생했다.

이 씨는 "항상 카메라를 가까이에서만 두고 사진을 찍었는데, 조금 생소한 방식이었다"며 "생각보다 결과물이 좋다. 이런 방법으로도 내 얼굴을 찍을 수 있구나 하고 알게 됐다"고 소감을 건넸다.

서문시장에서 MZ 셀카 도전에 나선 전진희(65, 왼쪽) 씨와 오모(68,오른쪽) 씨. MMM
서문시장에서 MZ 셀카 도전에 나선 전진희(65, 왼쪽) 씨와 오모(68,오른쪽) 씨. MMM
전 씨와 오 씨가 남다른 애정을 비친 거울샷. MMM
전 씨와 오 씨가 남다른 애정을 비친 거울샷. MMM

두 번째 도전자는 서문시장에서 등장!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오모(68) 씨와 전진희(63) 씨. 평소 셀카를 찍고 싶어도 구도를 잘 몰라 매번 어려움을 겪었다던 전 씨와 오 씨는 특히 거울샷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전 씨와 오 씨의 아름다운 이미지에 걸맞게 두 분은 꽃이 가득한 거울 앞에 나란히 앉았다. "아~이렇게 찍으니까 잘 나오네!". MMM이 봐도 꽃과 함께한 둘의 거울샷은 걸작이었다!

오 씨는 "셀카를 잘 안찍을뿐더러 친구들과 함께 찍을 때도 구도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잘 몰라서 사진을 거의 찍은 적이 없다. 이렇게 찍어보니 재밌고, 친구들에게도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전진희(63) 씨도 "요즘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정말 사진을 다시 보면서 추억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셀카뿐만 아니라 젊은층이 카메라를 활용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배워서 직접 찍어보고 싶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