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감영공원·서문시장서 만난 중년층 셀카
항공샷에 구슬땀 뻘뻘…내 모습 어색하기도
동료와 함께 찍는 거울샷에 남다른 애정
"엄마…사진을 왜 이렇게 찍었어?"
자녀들에게 본인의 셀카를 자랑했더니 이런 반응 나도 한번 받아봤다는 부모님들 여기저기 많을 거 다 안다. 한껏 멋있게, 예쁘게 꾸민 어느 날. 내 모습을 남기고 싶은데 누가 쳐다볼까 봐 카메라를 한껏 밑으로 내리고 셀카를 찍거나, 구도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몰라 카메라 한가득 초점 잃은 내 얼굴만 나오게 찍은 바로 그 경험(코쓱)…
중장년 독자의 프사(프로필 사진)를 건져라! 중장년층도 MZ처럼 셀카 찍을 수 있다. MMM이 지난 26일 경상감영공원과 서문시장을 돌아다니며 MZ 셀카에 도전할 중장년층을 찾아 나섰다.
"늙은 모습 예쁘지도 않은데 싫어예"
"젊은 사람들 찍어야지 우리 얼굴 말라꼬"



이런, 생각보다 셀카에 용기를 내는 중장년 어르신이 잘 없는데…그러던 와중 "한번 찍어보지뭐!"하고 시원하게 도전장을 내민 이가 나타났다. 경상감영공원에서 만난 이종배(63) 씨. 이 씨는 MMM과 함께 항공샷, 거울샷, 신발샷 건지기에 본격 나섰다.
"선생님 팔이 카메라에 나오게끔 찍으셔야…"
MMM팀의 코치에 맞춰 이 씨는 삼수 끝에 항공샷 건지기에 성공했다. 이어 신발샷. 옆에 MMM팀과 나란히 발을 맞대고 이 씨의 신발 위에 살포시 카메라를 얹고 또 찰칵. 이 씨는 MZ세대의 사진 찍는 방법에 궁금해하면서도 자신의 모습을 찍는 것에 대해 자신 없는 모습을 보이거나 익숙하지 않은 듯 했다. 그렇게 구슬땀을 흘려 세 컷의 사진이 탄생했다.
이 씨는 "항상 카메라를 가까이에서만 두고 사진을 찍었는데, 조금 생소한 방식이었다"며 "생각보다 결과물이 좋다. 이런 방법으로도 내 얼굴을 찍을 수 있구나 하고 알게 됐다"고 소감을 건넸다.


두 번째 도전자는 서문시장에서 등장!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오모(68) 씨와 전진희(63) 씨. 평소 셀카를 찍고 싶어도 구도를 잘 몰라 매번 어려움을 겪었다던 전 씨와 오 씨는 특히 거울샷에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전 씨와 오 씨의 아름다운 이미지에 걸맞게 두 분은 꽃이 가득한 거울 앞에 나란히 앉았다. "아~이렇게 찍으니까 잘 나오네!". MMM이 봐도 꽃과 함께한 둘의 거울샷은 걸작이었다!
오 씨는 "셀카를 잘 안찍을뿐더러 친구들과 함께 찍을 때도 구도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잘 몰라서 사진을 거의 찍은 적이 없다. 이렇게 찍어보니 재밌고, 친구들에게도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전진희(63) 씨도 "요즘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정말 사진을 다시 보면서 추억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셀카뿐만 아니라 젊은층이 카메라를 활용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배워서 직접 찍어보고 싶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