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M] '찰칵' 오늘 가장 젊은 나…'사진'에 푹 빠진 MZ세대

입력 2023-05-30 09:38:51 수정 2023-05-30 20:01:43

옛 캠코더·필카 감성 선호…디토 감성 최고!
프로필·이미지 사진으로 가장 예쁜 내 모습 담기
사진 끝판왕은 셀카…항공샷·거울샷·신발샷

요즘 MZ들이 찍는다는 항공샷 찍기에 나선 MMM팀. MMM
요즘 MZ들이 찍는다는 항공샷 찍기에 나선 MMM팀. MMM

요즘 MZ세대랑 한번이라도 같이 놀아본 사람 손?. MZ와 데이트코스에 필수적으로 빠질 수 없는 곳이 있는데…바로 즉석사진관이다.

맛집 찾아가서 밥 먹고, 영화보고…여기까진 어느 누구나 다하는 놀거리 코스와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하나 특이한 점이 있다면 요즘 MZ는 즉석사진관은 무조건 찾는다는 것! 어제 찍었어도 오늘 또 찍어야 한다. 실컷 놀다가 헤어지기 전에? 놀다가 이동하는 중간에? 언제든지 상관없다. 왜? 오늘의 이 순간을 영원히 남겨야하기 때문!

지난 MMM 2회 – 요즘 MZ의 효도법에서 이미 한차례 언급했다. MZ는 무엇이든 사진으로 남기길 선호하는 '포토프레스 세대'다. MMM이 사진에 빠진 MZ를 본격 탐구했다.

코닥 필름카메라로 찍은 꽃. 배주현 기자
코닥 필름카메라로 찍은 꽃. 배주현 기자

◆뉴진스 '디토'가 부채질한 필카 열풍

'Woo woo woo woo ooh~ Stay in the middle Like you a little'

지난해 말부터였다. 노래가 나왔다하면 인기를 휩쓰는 걸그룹 뉴진스의 신곡 'Ditto'가 공개되자 '디토 감성'이란 말이 MZ세대에서 유행처럼 번졌다. 디토의 뮤직비디오에 옛 캠코더로 찍은 듯한 영상이 군데군데 들어가면서 레트로 감성이 소환돼버린 것!.

5월 30일 기준
5월 30일 기준 'Y2K 디토 감성' 캠코드 모드가 지원되는 디지털 카메라가 카카오톡 선물하기 랭킹 순위 4위에 올랐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화면 캡처.

그렇게 디토 감성은 셀럽·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도 열풍이 불면서 MZ의 감성을 제대로 자극했다. 디토 뮤직비디오처럼 사진과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카메라도 서서히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는데…30일 기준 'Y2K 디토 감성' 캠코드 모드가 지원되는 디지털 카메라가 어느덧 카카오톡 선물하기 랭킹 순위 4위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디토 감성에 빠진 MZ들이 제일 쉽게 만질 수 있는 게 바로 필름 카메라, 일명 필카다. 사실 디토 노래가 공개되기 전에도 이미 필카에 입문한 MZ들은 수두룩했다. 고급 필카가 부담스러운 MZ들은 코닥, 후지에서 나오는 저가 필카부터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잘 찍혔는지 못 찍혔는지 알 수 없다. 촬영 버튼 한번 누르면 그대로 끝이다. 다음 장을 위해 휠을 돌려야하고 결과물을 보기 위해선 일일이 사진관을 찾아한다. 손도 많이 가고 쓰기도 까다로운 필카를 왜 MZ들은 사랑할까.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은 5월의 통영 거리. 배주현 기자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은 5월의 통영 거리. 배주현 기자
필름 카메라로 찍은 같은 5월 통영 거리. 배주현 기자
필름 카메라로 찍은 같은 5월 통영 거리. 배주현 기자

이유는 그놈의 '감성' 때문이다. 디지털 카메라(디카)와는 다르게 필카로 찍힌 사진엔 특유의 감성이 있다. 옛 감성. 누군가에겐 그 시절의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누군가에겐 그 자체로 '힙'하다. 필름 한통은 대개 24장 또는 36장. 제한된 컷을 낭비하지 않으려면 한 장 한 장 정성을 들여야 한다. 그런데 그거 아는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찍은 한 컷에 그 당시의 분위기와 상황이 고스란히 녹아 들어가 있다. 정성을 쏟은 당시의 순간이 영원이 되는 셈이다.

필름 종류마다 색감도 다르다. MZ들이 많이 찾는 코닥 필름을 예로 든다면 연한 색감과 부드러운 필름에서 파란색이 강하게 나와 채도가 높은 필름, 디지털에 가까운 필름까지 여러 필름으로 다양한 사진 연출이 가능하다.

어디 이 뿐만이랴. 직장인이 일주일 동안 로또 결과를 기다리는 낙으로 산다면 MZ들은 필름 사진 인화 기다리는 재미로 산다. 디카의 등장으로 필카 사진을 인화해주는 사진관도 드물어졌다. 그래도 수요가 있으니 공급처도 있는 법. 인화 가능한 사진관을 찾아 필름을 맡기고 돌아오는데 플래시 잘 터트렸을까, 흔들리진 않을까…그야말로 복불복. 사진이 어떻게 나왔을까 궁금해서 미쳐버린다.

요즘은 짧으면 1시간, 길면 3~4시간이면 사진이 나온다. 사진 인화도 가능하지만 대부분은 디지털 이미지로 필름 사진을 전송받는다. 결과는? 플래시 안 터트려 사진 절반이 날라가기도 하고, 삐뚤한 구도, 초점 없는 사진도 수두룩하기도 하다. 그래도 뭐 어떠랴. 그 자체로도 재밌다.

인스타그램 사진관
인스타그램 사진관 '시현하다' 검색 화면.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인스타그램 바디프로필 검색 화면. 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 바디프로필 검색 화면. 인스타그램 캡처

◆지금 내 모습 사진 속에 저~장… 프로필·즉석 사진 열풍

필카로 사진 찍기 바빴다면 이젠 내가 찍힐 차례. 한때 프로필, 이미지사진은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들만 찍는 사진이었다면 요즘 MZ들은 나의 프로필 사진을 찍는데 적극 나선다.

이 같은 흐름은 꽤 몇 년 전부터 시작됐다. 헬스 PT를 열심히 받아 몸짱이 된 후 찍는 바디프로필은 여전히 유행 중이고 여기에 색깔로 인물의 개성을 담아 사진을 찍어주는 '시현하다' 등 인기 사진관까지 생겼다. 옛날엔 증명사진=가장 못 생긴 사진이었다면 이젠 아니다. 프로필 사진 찍기는 나의 예쁜 청춘, 이 순간을 기록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도구다.

대학생 이다현(21) 씨가 친구들과 술자리 후 귀가 전에 찍은 취중네컷. 본인 제공
대학생 이다현(21) 씨가 친구들과 술자리 후 귀가 전에 찍은 취중네컷. 본인 제공

그렇다면 좀 더 가볍고 저렴하게 나를 찍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있다. 이젠 시내 어디를 가도 볼 수 있는 즉석 사진관. 인생네컷, 포토이즘, 하루필름…즉석 사진 브랜드도 각양각색이다. 가격도 저렴하다. 네컷이 한 장에 담겨 나오는데 2장에 4천원 뿐. 포토 부스에 들어가 원하는 사진 프레임을 고르고 한 컷 당 주어지는 10초 안에 포즈를 잡으면 된다.

10초 생각보다 너무 짧다. 허둥지둥하다보면 그 모습 그대로 담긴다. 너무 어렵지 않냐고? 아니다. 즉석사진 열풍이 일자 즉석사진 포즈를 알려주는 각종 버전들이 소셜미디어에 넘쳐나니 이를 따라만 해도 충분하다.

그런 즉석사진 찍기가 요즘 MZ들에겐 '암묵적 룰'이 돼 버렸다. 특히 무엇보다 술 먹고 집 가기 전 찍는 즉석사진이 최고다. 일명 '취중네컷'. 이런 게 진정 청춘아니겠는가. 술 한잔 들어가니 기분도 좋고 나와 함께하는 친구도 좋구나야.

대학생 이다현(21) 씨는 "요즘은 남는 게 사진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친구들이랑 놀 때도 암묵적으로 인생네컷을 찍으러 간다. 요즘 대학생들은 술 먹고 집 가기 전 취중네컷이라 하면서 무조건 찍으러 간다. 무엇보다도 추억을 기록하기 위해서 찍는다"고 했다.

걸그룹 잇지(ITZY)가 찍은 항공샷. ITZY 공식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걸그룹 잇지(ITZY)가 찍은 항공샷. ITZY 공식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하두리는 저리가라.. 요즘 MZ 셀카 이렇게 찍는다

뭐니뭐니해도 사진의 끝판왕이라면 바로 셀카다. 눈물 셀카, 하두리 셀카는 저리가라. 끝으로 요즘 MZ들이 셀카 찍는 방법 몇 가지 푼다.

MMM팀이 찍은 항공샷. MMM
MMM팀이 찍은 항공샷. MMM

첫 번째 항공샷. 말그대로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각도로 찍은 사진이다. 우선 카메라를 셀카모드로 설정한 뒤 폰을 들고 팔을 위로 뻗는다. 각도는 윗머리가 보일 정도로 거의 수직에 가깝게끔 조절해야한다. 시선은 카메라를 봐도 좋고 다른 봐도 좋다.

MMM팀이 도전한 거울샷. MMM
MMM팀이 도전한 거울샷. MMM

두 번째 거울샷. 그동안 거울을 이용한 셀카는 많이 있어왔다. 이젠 한 단계 더 진화된 거울샷이다. 셀카모드로 설정해둔 카메라 화면을 거울을 향하게 든다. 그렇게 되면 거울샷에는 무려 세명의 내가 나온다. 자세는 마음대로. 입술 쭉 내밀어도 좋고 내 손가락으로 내 볼 찌르며 윙크해도 좋다. (결과는 장담 못함^^)

MMM팀이 찍은 신발샷. MMM
MMM팀이 찍은 신발샷. MMM
MMM팀이 찍은 신발샷. MMM
MMM팀이 찍은 신발샷. MMM

세 번째 신발샷. 혼자 찍긴 어렵다. 적어도 두 명이 있어야 가능한 샷이다. 그만큼 조금 어렵다. 준비물은 휴대전화 2대. 그리고 친구들과 자리에 앉아 발을 모은다. 셀카모드로 설정해 둔 폰 하나를 신발 위에 둔다. 그리도 다른 폰으로 신발과 신발 위 핸드폰을 찍으면 끝.

어렵긴 하다. MMM도 따라하다 골병 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도전해보시라. 추억은 물론 친구와 우정도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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