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대학, 사업 신청에 적극적… 전문대는 관망세
모범답안 無… 내년부터 전력 기울여도 늦지 않아
"기존에 해오던 것과 어떻게 다른지 봐야"라는 지적도
'글로컬대학30' 사업 예비신청서 접수가 31일로 마감된다. 2026년까지 비수도권 지역 대학들 중 30개 대학을 선정해 5년간 각 대학별로 매년 200억원, 총 1천억 원을 지원하는 사업인 만큼 지역대학들의 촉각은 곤두서있다.
전문대를 포함해 비수도권 대학은 200여 곳. 대구경북에서도 44개 대학들이 다섯 페이지짜리 혁신기획서에 담을 내용을 막판까지 고심해 작성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 신청으로 향하는 보폭에 차이가 있다. 영남대, 계명대 등 4년제 대학들은 사업 신청에 적극적인 반면 전문대들은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컬대학 선정까지 가는 모범답안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4년제의 경우 제출하지 않는 곳이 드물지만 전문대 상당수는 신청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6월 예비선정되는 15개 학교들의 혁신기획서를 분석하고 제각기 강점을 살려 내년부터 전력을 다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다. 2026년까지 4년 동안 30개 대학을 선정하는 방식에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당락, 어디서 갈릴까
지역대학들의 초점은 배점이 높은 구조조정에 쏠리지만 무엇보다 지역과 공생할 수 있는 아이디어 전환에도 공을 들였다. 교육부가 진작부터 공개한 배점 기준이 있어서다. 올해 '글로컬대학30'은 2단계 심사를 거친다. 우선 혁신성 60점, 성과관리 20점, 지역적특성 20점으로 1단계 심사를 끝낸다. 혁신성에는 ▷기존 대학 운영 틀 깨기 ▷대학 안팎, 대학 내부(학부·교수) 경계를 허무는 시도 ▷혁신 걸림돌 극복 방안(규제혁신 등)이 예시로 꼽혔다.
또 담대한 혁신의 사례로 교육부가 든 것에는 ▷교육과정 및 연구개발 전면 개편 ▷대규모 구조개혁 및 정원 조정 ▷평가 방식 개선 등 과감한 교원 인사 개혁 ▷지역 산업 및 문화 파트너십 형성 ▷대학 간 통합 및 학문 간 융합 등이 포함돼 있다.
![[그래픽] 글로컬대학30 추진 주요 내용 (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교육부가 과감한 혁신을 통해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을 이끌 지방대학 30곳을 2026년까지 선정해 학교당 5년간 1천억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연합뉴스](https://www.imaeil.com/photos/2023/04/18/2023041816261530815_l.jpg)
1단계를 통과한 15개 대학이 2단계로 지자체·지역 산업체와 함께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우면, 글로컬대학선정평가위원회가 대면심사를 거쳐 9월쯤 최종 선정한다는 게 교육부의 로드맵이다.
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은 "대학끼리 합치는 게 기본 모델은 아닐 것이다. 얼마나 산업체에 맞는 교육을 시킬 것인가, 지역과 공생할 계획이 있는가 등에서 혁신적인 모습을 살펴야 한다고 본다"며 "학생수를 줄이는 것도 글로컬의 능사는 아니다. 모집 정원과 관련해서는 '로컬+글로벌'이므로 유학생, 성인학습자 등의 벽을 허물 수 있다. 지금까지 해오던 것과 어떻게 다른가에 방점을 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경북 각 대학들 주안점 둔 부분은 어디
대구교대 등 특화된 곳이 아닌 이상 각 대학들은 극도로 보안에 신경을 쓰고 있다. 그나마 외형적으로 드러나 보이는 학교 간 통합은 공공연한 보안 사항이 됐다. 예컨대 영남대와 영남이공대, 계명대와 계명문화대 간 통합 정도가 예측될 만한 카드다.
경일대, 대구가톨릭대, 대구대의 연합대학 체제도 어느 정도 공개된 바 있다. 이들은 ▷각 대학의 인적·물적 자원 공동 활용 ▷교류 협력 및 주요 사업에 대한 상호협력 ▷국내외 연수 및 실습기회 공동 제공 등에 동의했다.
대구교대의 경우 교대 졸업생의 진로와 취업을 다양화할 수 있는 교원 양성 확대 방안을 비롯해 ▷온라인 디지털교육 플랫폼 사업 ▷경북지역 교육혁신클러스터 구축 방안 등을 핵심으로 삼아 혁신기획서에 담았다.
다음달 중 1차 당락이 결정되더라도 혁신기획서 내용이 공개되지 않을 수 있다. 선정될 경우에는 혁신기획서 내용이 공개돼도 무방하겠지만 탈락할 경우 보완을 거쳐 2026년까지 계속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비슷한 학교들이 좁은 문을 통과해야 하니 보안 유지에 철저할 수밖에 없다. 5월 한 달 동안 일부 계획들을 누설해 간을 보는 애드벌룬 띄우기도 하나의 전략으로 삼았던 터였다.

전문대는 전국 132개 중 비수도권 80여 개의 학교들 가운데 몇 곳이 신청할지 파악이 쉽지 않다. 영남이공대, 계명문화대 등 유력 전문대들마저 통합의 대상으로 언급돼온 탓도 있다.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되기 위한 강점을 찾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 보는 데 무게가 실린다.
지역 전문대 가운데서는 대구보건대가 의료 분야를 특화한 혁신기획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대 규모 전국 수위권인 영진전문대는 관망하는 자세다. 일본IT과 등으로 특성화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있음에도 서둘러 기획서를 내밀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한 전문대 관계자는 "혁신기획서가 다섯 페이지 정도이다 보니 비슷한 규모의 학교들일수록 비슷한 혁신안을 제시하리라 본다"며 "전문대도 글로컬대학30에 대한 의지가 있다는 걸 보여줄 적기이긴 하지만 설익은 계획으로 섣불리 뛰어드는 건 자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중론"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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