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째 원사 수급난…대구경북 섬유업체 공장 멈추나

입력 2023-05-29 17:21:52 수정 2023-06-02 16:22:37

월 15만t 폴리에스터 원사 사용…지역 업체 물량 4만t 공급 중단
중국 수입 전환 땐 가격 농단 걱정

대구 성서공단의 한 섬유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섬유를 염색 및 가공을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 성서공단의 한 섬유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섬유를 염색 및 가공을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지역 섬유업체들이 공장 가동 중단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국내 원사 부족 사태가 수 개월째 이어지자 자재 공급이 안돼 생산 중단이 불가피 해 졌기 때문이다.

29일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와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이하 직물조합)에 따르면 지역 섬유업계는 월 15만t의 폴리에스터 원사를 사용한다. 이 가운데 8만t은 중국 등 수입산으로 쓰고 나머지 7만t을 구미 등 국내에서 조달한다.

국산 원사 원사 가운데 TK케미칼과 성안합섬 담당했던 물량은 국내 사용량의 절반 이상(4만t)이었다. 지역 섬유 공장이 사용하는 원사의 4분의 1 이상을 지난해 말부터 법정 관리에 들어가거나 원사 생산을 중단한 지역 원사 업체들이 조달하고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들이 공급하던 원사 물량은 6개월째 구멍난 상황이다. 지역 섬유 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이지 않고 기존 사용량 15만t을 4개월 동안 사용할 경우에는 수입산을 포함한 원사가 하나도 남아 있지 않게되는 단순계산이 나온다.

실제로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 소속 400여 업체들을 중심으로 파악한 바에 따르면 5월말 현재 남아있던 국내 원사 재고분은 이미 바닥난 것으로 알려졌다. 섬유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직물, 염색, 가공업체들의 줄도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우려의 목소리는 어느때 보다 높다.

일부 영세 섬유업체는 당장 국내 원사 재고분이 모두 떨어져, 공동구매 등 비상대응책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안정적인 수급 대책은 아닌만큼 전전긍긍이다.

통상적으로 분기에서 반기별로 원사업체들은 원사 업체와 협의해 필요한 원사 발주 계약을 맺는다. 당장 업체들의 국내 원사 재고 분량도 바닥이 난 상황에 국내 원사를 사용하던 업체들은 오는 7월 발주을 넣어야하지만 대형 화섬기업들이 공장가동을 멈추고 남은 중소규모 화섬업체들은 이미 거래를 하고 있던 업체들에 공급하던 물량에 추가로 더 원사를 뽑아내기엔 어려움이 크다.

한 발 앞서 미리 수입 원사로 대체한 업체들 역시 안정적인 수급과 품질이 보장될 지 여부도 불투명해 불안한 상황이다.

지역 한 섬유업계 관계자는 "폴리에스터 원사를 한국에서 생산하는 것을 공급을 받다가 그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중국에서 원사를 수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불안한 점은 원사 수입 가격으로 중국이 얼마나 농단을 부릴지, 국내 원사 업체가 없다면 가격을 높여 부를 지 하는 점이다. 갑자기 수입 원사 가격을 올리거나 공급이 중단되는 일에 대비가 필요하다. 태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 소싱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내 생산 여건을 어떻게 살리느냐가 우선이다"도 말했다.

이석기 직물조합 이사장 역시 "가격 외에도 중국산 수입 원사는 납기일을 맞추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국내 기업이라면 문제가 생기면 바로 달려가 협의라도 해볼 수있지만 해외 바이어와는 원사 수입 일정 조율도 어렵다"며 "원사를 수입하는 과정에서도 개인 업체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 협회에서도 수요를 조사해 공동 구매 등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정부와 지자체 등의 관심과 지원책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