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지역 불교·천주교 지도자들 파크골프로 '종교화합'

입력 2023-05-18 19:07:30 수정 2023-05-18 19:08:19

승려 4명과 신부 4명 한자리, 38홀 돌며 화기애애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17일 구미 도개파크골프장에서 불교 천주교 지도자들이 파크골프 친선 교류전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영수 신부, 진오 스님, 김명현 신부, 법등 스님, 김준우 신부, 월담 스님, 이도엽 신부, 혜장 스님. 조규덕 기자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17일 구미 도개파크골프장에서 불교 천주교 지도자들이 파크골프 친선 교류전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영수 신부, 진오 스님, 김명현 신부, 법등 스님, 김준우 신부, 월담 스님, 이도엽 신부, 혜장 스님. 조규덕 기자

17일 오후 1시쯤 구미시 도개파크골프장. 승복을 입은 스님 4명과 사제복을 입은 신부 4명이 '불교 천주교 지도자 파크골프 친선 교류전'에 참가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불교계는 도리사 회주 법등 큰스님, 문수사 주지 월담 스님(구미시사암연합회장), 마하붓다절 진오 스님, 선방수좌 혜장 스님이 한 팀을, 천주교계는 김준우 대구대교구 5대리구장, 김명현 형곡성당 주임신부, 한영수 도량성당 주임신부, 이도엽 5대리구 사목국장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파크골프 2급 지도자 자격증을 보유한 진오 스님이 게임 진행 방식에 대해 설명한 뒤 본격적인 경기에 들어갔다.

친선 교류전이 열린 도개파크골프장은 총 36홀 규모로, A·B·C·D 4개 코스로 구성돼 있다. 이날 4명씩 한 조를 이뤄 홀을 돌며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친선 교류전인 만큼 A·B코스를 마치고 조를 바꾼 뒤 C·D코스를 이어갔다.

경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아쉽게 빗나간 티샷에는 탄식이, 홀컵 안으로 공이 들어가면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경기 결과, 불교팀 495타, 천주교팀 529타로 불교팀이 승리했다. 개인 기록은 월담 스님이 114타로 1위, 김명현 신부가 118타로 2위를 차지했다.

양 종교 지도자들이 종교 화합을 위해 파크골프를 선택한 것은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 파크골프 이용자 수가 점차 늘면서 천주교와 불교계에도 파크골프 문화가 활성화됐다. 대다수의 성당이나 사찰에 파크골프 클럽이 있다.

진오 스님은 "파크골프는 축구와 같이 과격한 운동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며 "파크골프가 종교 간 화합을 이룰 수 있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 양 종교 신도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대회로 확장시킬 예정이다. 우선 오는 8월 이후에 외국인 노동자를 돕는 자선 파크골프 대회를 열기로 뜻을 모았다.

법등 큰스님은 "파크골프를 하면 신체가 건강해질 뿐만 아니라 대화를 하지 않는 부부가 대화를 하는 등 가정이 평화롭게 된다"며 "특히 파크골프 이용객들이 골프장 주변에서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면서 지역 상권까지 살아난다. 파크골프 이용객들이 점차 늘어나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7일 구미 도개파크골프장에서 김준우 대구대교구 5대리구장이 티샷을 하고 있다. 조규덕 기자
17일 구미 도개파크골프장에서 김준우 대구대교구 5대리구장이 티샷을 하고 있다. 조규덕 기자
17일 구미 도개파크골프장에서 불교 천주교 지도자 파크골프 교류전이 열리고 있다. 조규덕 기자
17일 구미 도개파크골프장에서 불교 천주교 지도자 파크골프 교류전이 열리고 있다. 조규덕 기자
17일 구미 도개파크골프장에서 혜장 스님이 티샷을 준비하고 있다. 조규덕 기자
17일 구미 도개파크골프장에서 혜장 스님이 티샷을 준비하고 있다. 조규덕 기자
17일 불교 천주교 지도자들이 티샷 순서를 정하기 위해 가위바위보를 하고 있다. 조규덕 기자
17일 불교 천주교 지도자들이 티샷 순서를 정하기 위해 가위바위보를 하고 있다. 조규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