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부위원장 업추비 허위기재 의혹에도 ‘침묵’

입력 2023-05-17 14:45:45

국회 과방위 권성동 의원 “철저한 감사 이뤄져야...이번만큼은 내로남불로 임해선 안 될 것”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지난해부터 지적된 이광복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부위원장 등 임원진의 잦은 회식이 논란이 결국 이 부위원장의 업무추진비(업추비) 허위 기재 의혹으로 까지 번졌다. 하지만 방심위는 이번 의혹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방심위가 아닌 '방만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권성동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방심위로부터 제출 받은 방심위 업추비 내역에 따르면, 이 부위원장은 임명 다음날인 2021년 8월 10일부터 올해 2월 28일까지 총 166회에 걸쳐 2천518만원을 썼다.

이 가운데 방심위 내부 직원과의 식사는 70%에 육박하는 총 116회다. 소비액은 총 1천668만원이었다. 이 부위원장이 가장 자주 만난 건 방송심의국장을 포함한 직원들이었다. 이 부위원장은 '방송심의국장 등'과 40회 만남에 총 588만원을 사용했다.

음주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근무시간까지 이어진 식사도 빈번했다. 이 부위원장이 내부 직원과 한 식사 116회 가운데 점심식사는 총 95회였다. 그런데 77회가 점심시간이 종료된 오후 1시 이후 결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결제 시각은 오후 1시 34분이었다.

결제 내역에선 업추비 사용 내역 허위 기재 의혹도 확인됐다. 이 부위원장은 지난해 3월 3일 오후 7시52분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위치한 오마카세 스시 식당에서 11만원을 결제했다. 식사 명목은 외부전문가 등 4명과 함께한 '통신심의 현안 및 이슈 관련 간담회'였다.

하지만 식사가 이뤄진 오마카세 스시 식당은 1인분에 5만5천원짜리 단일메뉴를 판매하는 곳이다. 4명 기준으로는 최소 22만원이 나와야 한다. 하지만 11만원이 결제됐다. 4명이 2인분만 주문할 수 있는지 문의했지만, 해당 식당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특히 방심위 예산 집행 지침에 따르면, 업추비 집행 기준 단가는 1명당 3만원이다.

이 부위원장은 지난해 10월 5일에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정식 식당에서 9명 식사로 16만1천원을 결제했다. 이 식당에서 가장 저렴한 메뉴는 3만5천원이다. 지난해 3월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우 식당에서 이뤄진 8명이 참석한 만찬에서는 총 24만원이 결제됐고, 2021년 11월 24일 7명 만찬으로는 18만9천원이 결제됐다.

이 부위원장을 포함해 임원들의 잦은 회식과 관련해서는 노조 등 내부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 3월 20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지난 3월 20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작성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내부 고발 글.

지난해 2월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심위지부는 성명서를 통해 코로나19 등 상황으로 모임자제령이 떨어졌지만, 부위원장 등 임원들의 저녁 모임으로 인해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지난 3월 20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도 "위원장과 노조의 방관 아래 부위원장과 내부 직원과의 술 파티가 너무 잦다"는 글이 오른 바 있다.

이번 의혹과 관련해 이 부위원장에게 전화와 문자로 해명을 요청했지만 답이 없었다. 또한 방심위 관계자는 "별도 해명할 내용이 없다"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국회의원. 권성동 의원실
권성동 국민의힘 국회의원. 권성동 의원실

권성동 의원은 "방심위인지 방만위인지 모르겠다는 내부 하위직원들의 폭로 등을 고려해 현 상임위원들에 대한 철저한 감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문재인 정부는 강규형 전 KBS 이사가 김밥집에서 2천500원 결제한 것까지 문제 삼았는데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에는 침묵했다. 이번만큼은 내로남불로 임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