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요금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은?

입력 2023-05-15 17:44:16

에너지가격·재무상황·자구안 이행 등 변수…정부 "종합적 검토"

정부가 15일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8원, 가스요금도 MJ(메가줄)당 1.04원 올리기로 하면서 여름철을 앞두고 가계와 기업에 적잖은 부담을 주게 됐다. 정부는 연내 전기·가스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어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서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올해 적자를 2조6천억원가량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요금 인상과 고강도 자구안으로 경영상 어려움은 일정 부분 해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전력 구입단가가 판매단가보다 높은 '역마진' 구조는 여전한 상황이다. 급등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요금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완전한 경영 정상화는 좀처럼 쉽지 않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한전은 지난 2021년 5조8천억원, 2022년 32조6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6조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192조8천억원에 달한다.

한전의 역마진 구조를 해결하고자 지난 1분기 kWh당 13.1원의 전기요금 인상이 이뤄졌지만, 이 기간 전력 구입단가와 판매단가는 kWh당 각각 174.0원, 146.6원으로 역마진이 여전히 kWh당 27.4원에 달했다.

한국가스공사 역시 이번 가스요금 인상에도 수익을 내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가스공사는 "최근 미수금이 급증하고 재무 상황이 악화해 가스요금 인상 요인을 일부 요금에 반영했다"며 이번 인상에도 적자 구조가 해소되지 못할 것임을 시사했다.

가스공사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도시가스용 미수금은 11조6천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조원이 증가했다. 1분기 기준 가스공사의 부채비율은 640%로 전년 동기 대비 137%포인트(p) 올랐다.

한전과 가스공사의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전기·가스요금의 연내 추가 인상 요인은 상존한다. 하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가계와 기업이 체감하는 부담과 국민경제에 미칠 영향도 살피지 않을 수 없는 상항이다. 당장 이번 인상으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1%p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내년 총선을 의식해야 할 여권의 입장 같은 정치적인 부분도 고려 대상이다.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전력혁신정책관은 전기·가스요금의 연내 추가 인상 계획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예단하지 않고 있다"며 "국제 에너지 가격 동향, 에너지 공기업의 재무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발표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