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김남국 탈당쇼…"진상조사·징계 무력화 꼬리 자르기" 비판 고조

입력 2023-05-14 19:06:17 수정 2023-05-14 22:35:15

사퇴 압박에 일시 도피, 김 "무소속으로 정치 공세 맞서"
진상조사 올스톱…당 내부도 비난 목소리
민주, 김남국 탈당에 윤리감찰·진상 조사 중단…"법적으로 탈당 막을 방법 없어"
전대 돈봉투 송영길·윤관석·이성만, 코인 김남국…탈당 반복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남국 의원 탈당 등 최근 당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사진 왼쪽)/ 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14일 오전 휴대폰을 들고 국회 의원실로 들어가고 있다. 김 의원은 출근 후 페이스북을 통해 탈당을 선언했다. 연합뉴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남국 의원 탈당 등 최근 당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사진 왼쪽)/ 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14일 오전 휴대폰을 들고 국회 의원실로 들어가고 있다. 김 의원은 출근 후 페이스북을 통해 탈당을 선언했다. 연합뉴스

거액의 가상자산(코인) 보유‧투자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탈당했다. 그러나 당내 및 2030세대 등 국민들은 김 의원의 탈당이 진상조사와 징계를 피하기 위한 '꼼수 탈당'이라며 강하게 비판하는 등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김남국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민주당을 잠시 떠난다. 중요한 시기에 당에 그 어떤 피해도 주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무소속 의원으로서 부당한 정치 공세에 끝까지 맞서 진실을 밝혀내겠다"며 탈당했다. 국민에 대한 사과는커녕 언론에 대해 법적 책임을 운운했다.

김 의원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당 진상조사단이 코인 보유 경위, 투자 내역 등 각종 의혹에 대한 조사를 하는 상황에서 탈당을 감행했다. 당 차원의 진상조사나 징계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 또 윤리 감찰 및 진상 조사 중단으로 현재까지 조사된 내용 공개도 불투명해졌다. 코인 등 가상자산 매각 지시 이행 여부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4일 "(김남국 의원의) 자유의사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탈당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코인 매각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 못했다. 본인에게 물어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시드 머니(종잣돈) 조성 방법 ▷코인 매수·매도 시점 ▷보유 가상 화폐 규모 ▷게임 업계의 입법 로비 의혹 ▷상임위원회 회의 도중 거래 여부 등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탈당을 통해 진상조사와 징계를 면했다는 점에서 꼬자르기 탈당이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당내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도 "당원에 대한 사과 운운하며 국민에 대한 책임은 피해 가는 꼼수 탈당"이라며 "또다시 자진 탈당으로 정리가 된 것이냐. 당의 징계 절차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김 의원이 청년 정치인을 자처해 온 만큼 2030세대를 비롯한 국민적 분노도 커지고 있다.

2030세대가 주축인 커뮤니티의 한 네티즌은 "김남국의 탈당 여부는 상관없다"며 "'민주당' 이미지가 세게 박혀 있어서 계속 욕을 먹을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20대 대학생인 이모 씨는 "당 차원에서 제대로 진상조사라도 했다면 타격을 줄일 수 있었겠지만 또 탈당을 해버렸다"며 "정말 답이 없다"고 꼬집었다.

앞서 코인 논란이 불거진 후 한 여론조사에서는 2030세대의 민주당 지지율이 급감했고,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등 청년 당원들조차 민주당의 도덕성이 무너졌다면서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등 강하게 성토했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이날 쇄신의총에서 김 의원의 코인 논란과 관련해 "김 의원이 최근에 벌어진 (코인 관련)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탈당한 것 같다"며 "국민께 심려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충분히 대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