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권 침해·과도한 업무로 학교 떠나고 싶다는 교사들

학생과 학부모들에 의한 교권 침해, 과도한 업무로 학교를 떠나고 싶다는 교사들이 많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이 10일 발표한 온라인 설문조사(조합원 1만1천377명 대상) 결과를 보면, 최근 1년간 이직 또는 사직(의원면직)을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한 교사가 87.0%(거의 매일 25.9%, 종종 33.5%, 가끔 27.6%)로 나타났다. 교직 생활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답변도 68.4%였다.

교사들이 교육활동 과정에서 아동학대범으로 몰리는 경우도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교총에 접수된 교권 침해 상담·처리 건수는 520건으로 전년보다 83건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 상담 건수(241건) 4건 중 1건이 아동학대 신고와 관련된 내용이다. 아동학대 신고 관련 사례 중 대부분은 검찰에서 '무혐의'로 종결됐다는 게 교총의 설명이다.

부장과 담임 보직 기피 현상도 심하다. 특히 부장 교사는 교감 승진으로 가는 길목이어서 교사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했으나, 이젠 꺼리는 보직이 됐다. 담임을 맡으려는 교사가 부족해 기간제 교사가 담임을 하는 경우도 흔하다. 교사노조의 설문조사에서 '현장 고충이 커지는 만큼 부장 교사를 희망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91.3%나 됐다. 과도한 업무, 낮은 보직 수당, 무거운 책임 등을 이유로 꼽았다. 담임 기피의 원인으로는 학부모 민원 및 상담 부담, 학교 폭력과 무고성 아동학대 고소 위험 등을 지목했다.

교권 침해와 과다한 업무는 교사들의 교육활동을 위축시킨다. 교사들은 학부모 항의와 아동학대 신고가 두려워 학생 지도를 꺼린다. 교사 4명 중 1명이 교권 침해로 정신과 치료나 상담을 받았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렇게 '교육적 방임'이 조장되면 교육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학교 현장의 문제를 교사들의 열정이나 사명감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교육 당국은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등 교권 침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15일은 스승의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