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추행 등 500만 달러 배상하라" 美 배심원단 평결

입력 2023-05-10 04:20:45 수정 2023-05-10 05:08:56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27년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에 대해 원고와 피고 측 변호인이 최후변론을 마쳤다. 사진은 이날 법원에서 원고 E.진 캐럴(79·오른쪽)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 조 태커피나의 최후변론을 듣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27년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에 대해 원고와 피고 측 변호인이 최후변론을 마쳤다. 사진은 이날 법원에서 원고 E.진 캐럴(79·오른쪽)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 조 태커피나의 최후변론을 듣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7년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성폭행당했다며 민사소송을 낸 칼럼니스트 E. 진 캐럴(가운데)이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27년 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성폭행당했다며 민사소송을 낸 칼럼니스트 E. 진 캐럴(가운데)이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76) 전 미국 대통령이 27년 전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의혹과 관련한 민사 재판에서 패소했다.

배심원단이 총 500만 달러 배상 평결을 내놓은 것.

▶CNN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뉴욕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해당 재판 배심원단은 피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원고인 칼럼니스트 E. 진 캐럴(79)을 성추행했고 명예도 훼손했다며 이같이 평결했다.

성추행 관련 200만 달러와 명예훼손 관련 300만 달러 등 합산 500만 달러(한화 약 66억원)의 피해 보상 및 징벌적 배상 결론을 도출한 것이다.

배심원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캐럴을 성폭행하지는 않았으나 성추행했다고 판단, 캐럴의 주장 일부만 인용했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폭행 주장을 부인하는 과정에서 캐럴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캐럴에 대해 "그 여자는 내 스타일이 아니다"라면서 '사기' '거짓말' 등의 표현을 쓴 것을 두고서다.

▶캐럴은 지난 2019년 뉴욕매거진 기고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1995년 가을 내지는 1996년 봄에 뉴욕 맨해튼 소재 버그도프 굿맨 백화점 탈의실에서 자신을 성폭행하려고 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면 부인하며 자신을 조롱하자 명예훼손 소송을 냈다.

자신의 자서전 '우리는 무엇을 위해 남자들이 필요한가?: 조심스러운 제안' 출간에 앞서 책 내용 일부를 발췌한 것이기도 한 폭로 기고에서 진 캐럴은 어느날 백화점 밖으로 나가려던 순간 우연히 만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성용 선물을 구입하려고 하니 조언을 해달라고 부탁, 함께 쇼핑을 하게 됐다고 썼다. 당시 진 캐럴은 한 케이블 방송의 토크쇼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기도 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쇼핑을 도와주는 과정에서 캐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란제리 매대에서 고른 보디슈트를 입어볼 것을 권하자 함께 탈의실로 들어갔다고 털어놨다.

캐럴은 "탈의실 문이 닫히는 순간 그가 내게 달려들어 벽으로 밀어붙였고, 내 머리를 꽤 심하게 때렸으며, 자신의 입을 내 입술에 갖다 댔다"면서 "나는 너무 충격을 받아 그를 힘껏 밀치고 웃기 시작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나의 두 팔을 잡고 다시 벽으로 밀어붙였고, 그의 덩치가 얼마나 큰 지 알게 된 순간 그는 어깨로 나를 압박했다"면서 이어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폭행과 강하게 저항하던 자신이 탈의실 문을 열고 뛰쳐나가까지의 상황을 설명했다.

기고에서 캐럴은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성폭행 피해를 저널리스트 동료에게 털어놓았더니 '누구에게도 말하지 마라. 잊어라. 그에게는 200명의 변호사가 있다. 그는 너를 묻어버릴 것'이라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캐럴의 기고가 잡지에 실린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명을 내 "캐럴을 만난 적도 없다"면서 "책 판매를 위한 목적이다. 책은 픽션(소설) 코너에 놔둬야 할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다만 캐럴을 만난 적이 없다는 언급을 두고는 이후 뉴욕매거진이 1987년 한 파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전 부인 이바나 트럼프, 그리고 캐럴과 그의 남편인 앵커 존 존슨 등 4명이 만나 촬영된 사진을 공개하며 반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