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다시 하얗게", "여자 싫다"…텍사스 총격범 SNS에 인종·여성 혐오글

美 언론 "총기난사범, 쇼핑몰 가장 붐비는 시간대 검색"

한 여성이 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 앨런의 프리미엄 아울렛에 놓인 추모 팻말에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글을 남기고 있다. 이틀 전 이곳 쇼핑몰에서 한 무장 괴한이 무차별 총격을 가해 용의자 포함 총 9명이 숨졌고, 부상자도 다수 발생했다. 연합뉴스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난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 앨런의 쇼핑몰 앞에서 8일(현지시간) 한 여성과 아이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팻말에 글을 적고 있다. 지난 6일 무장 괴한이 이 쇼핑몰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해 8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부상했다. 연합뉴스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 외곽 쇼핑몰에서 한인 일가족 3명을 포함해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기난사범의 소셜미디어에는 특정 인종과 여성에 대한 혐오감을 드러내는 글이 가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N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일 '앨런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사람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한 마우리시오 가르시아(33)의 것으로 보이는 SNS 계정이 발견됐다.

그는 평소 SNS에 반유대·백인우월주의자 닉 푸엔테스의 글을 포스팅하거나, 지난 3월 내슈빌 사립학교에서 초등학생과 교직원 6명을 살해한 범인을 칭송하는 등 극단주의적 사상을 담은 글을 자주 올렸다.

또 '미국은 음모로 가득한 유대인 당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 그들에 맞서 일어날 때가 됐다', '우리는 미국을 다시 하얗게 만들 것이다' 등 인종 차별 색채가 짙은 글도 있었다.

가르시아는 백인 우월주의와 총기 난사에 심취해 인종 혐오 범죄를 '스포츠'로 묘사하기도 했다.

가르시아의 SNS에는 또 '나는 여자가 싫다'는 내용의 글도 발견돼 여성에 대한 혐오감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총기를 난사해 7명을 살해한 범인 엘리엇 로저가 했던 여성 혐오 표현을 따라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은 가르시아가 범행 당일 쇼핑몰을 범행 장소로 선택한 배경도 파악했다.

가르시아는 범행 몇 주 전 앨런 프리미엄 아울렛 사진을 SNS에 올렸으며, 쇼핑몰과 구글 지도를 캡쳐한 사진도 있었다.

사진에는 가장 붐비는 시간대가 토요일 오후로 나와 있고, 이 시간은 가르시아가 범행을 저지른 시간대와 일치한다.

뉴욕타임스, AP통신 등은 이 같은 게시물로 미뤄, 가르시아가 쇼핑몰이 가장 붐빌 시간대를 모니터링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가르시아는 총격 직후 경찰에 사살돼 정확한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그가 평소 SNS에 올렸던 게시물과 사살 당시 입고 있던 조끼 가슴에 'RWDS'(Right Wing Death Squad·극우암살단) 휘장을 단 점 등을 통해 혐오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RWDS'는 극우 극단주의자와 백인 우월주의자들 사이에서 널리 사용되는 문구로 알려져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 앨런의 프리미엄 아울렛 앞에서 주민들이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지난 6일 이곳 쇼핑몰에서 한 무장 괴한이 무차별 총격을 가해 한인 교포 일가족 3명 포함, 8명이 숨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