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양하영 "가수 인생 40년 동력은 추억 담은 노랫말"

입력 2023-05-09 13:36:24 수정 2023-05-09 19:18:05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1983년 2인조 '한마음'으로 데뷔, '가슴앓이' 발표
가수 활동하며 유원대 방송연예학과 교수로 재직
"가슴앓이 부를 때마다 호응 보내준 대구 떠올라"

싱어송라이터 가수 양하영 씨가 어버이날인 8일 대구 매일신문 1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싱어송라이터 가수 양하영 씨가 어버이날인 8일 대구 매일신문 1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양하영의 가슴 뭉클한 미니콘서트'를 열었다. 임경희 매일탑리더스 디지털국장 제공

"트로트 열풍이 불고 있지만 가사 전달력이 가장 좋은 노래는 7080세대를 대표하는 포크송(folk song)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싱어송라이터 가수 양하영 씨가 어버이날인 8일 대구 매일신문 1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양하영의 가슴 뭉클한 미니콘서트'를 열었다. 양 씨는 노래 '가슴앓이' '갯바위' 등으로 잘 알려진 포크송 기반 싱어송라이터다. 지난 1983년 2인조 그룹 '한마음'으로 데뷔했다. 현재 충북 영동군에 있는 유원대학교 방송연예학과 전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양 씨는 대표곡을 포함한 포크송을 부르면서 중간중간 노래를 소개하는 식으로 공연을 진행했다. 그는 이날 공연에 대해 "강의 의뢰를 받고 어떤 강의를 할지 고민하다가 그동안 음악을 놓지 않고 해 왔으니 콘서트 형식이 어떻겠냐고 제안해 이렇게 좋은 무대가 마련됐다"고 소개했다.

퍼커션 연주를 맡은 김수한 씨와 탬버린, 통기타 선율이 어우러진 데뷔곡 '가슴앓이'로 콘서트의 막을 연 양 씨는 "가슴앓이는 대구에서 공연이 잡히면 가장 우선순위로 부르는 곡"이라며 "노래를 발표한 당시 대구에서 가장 먼저 반응이 왔다. 엄청난 양의 엽서를 보내오기도 했다.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대구가 떠오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표곡 '갯바위'와 심수봉 원곡 '비나리' 등을 연달아 선보였다. 관람객들은 일어나 손뼉을 치거나 공연 모습을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으며 무대를 감상했다.

양 씨는 "좋은 노래가 참 많다. 1980년대 데뷔했을 때는 팝송을 80% 부르고 가요를 20% 부르는 식이었는데 요즘은 좋은 가요가 많아서 상황이 역전됐다"면서 "장르마다 20년 주기로 큰 사랑을 받는 시기가 있는 것 같다. 요즘은 트로트가 강세지만 공연장에 가면 포크 음악을 기다려 온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절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7080세대 노래는 가사를 전달하기에 가장 좋은 노래가 아닌가 싶다. 노래를 들으면 바로 그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자연을 그리는 노래도 참 많다. 추억을 눌러 담아 쓴 노랫말은 지금까지 통기타 가수로 남을 수 있는 힘이 됐다"고 했다.

1988년 발표한 '촛불 켜는 밤'을 부르면서는 "인생의 '안개'를 만났을 때 한강을 걷다가 집으로 돌아와 촛불을 켜놓고 쓴 게 이 노래 가사"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노래가 사랑을 받은 뒤 서울 명동성당 앞을 지나는데 초를 팔던 사람에게서 '양하영 씨 덕분에 초를 엄청 팔았다'는 말도 들었다"는 사연도 전했다.

이어 "마음이 힘들고 인생에 대한 많은 생각이 들 때 양강모 시인의 시를 만났다.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다"는 소개와 함께 2018년 발표한 '가슴 뭉클하게 살아야 한다'를 열창했다. 무대 마지막은 앙코르 곡인 심수봉 원곡 '사랑밖엔 난 몰라'가 장식했다.

공연을 마치면서 양 씨는 "강연을 위해 4시간 전 대구에 도착했다. 일찍 와서 공연장을 보고 싶었다. 요즘 '레트로'에 꽂혀 옛것을 소중히 여기는데 '10년 뒤 이곳을 다시 찾았을 때 이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오늘 공연은 수많은 무대 중 하나가 아니라 그 가운데서도 우뚝 솟는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