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난사 속 생존한 5살 한인 아이…"엄마가 끌어안고 있었다" 목격담

입력 2023-05-09 08:27:22

"엄마가 자녀 보호하면서 살아남은 듯"

고펀드미 캡처
고펀드미 캡처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 쇼핑몰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로 한인 교포 일가족 3명이 숨진 가운데, 숨진 모친이 총에 맞으면서 어린 아들을 끌어안고 있었다는 목격담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각) 오후 3시 36분쯤 댈러스 인근 앨런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30대 한국계 부부인 조규성(38·영어명 규)씨와 강신영(36·영어명 신디)씨, 이들의 아들인 제임스(3)가 숨졌다. 부부의 첫째 아들 조모(5)군도 총격으로 큰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참혹했던 당시 현장 상황도 전해졌다.

현지 주민 스티븐 스페인하우어 CNN과의 인터뷰에서 "7명의 시신이 바닥에 누워있는 장면을 봤다. 처음 구조하려던 한 소녀는 총격으로 얼굴이 없었다"며 "군대에서도 보기 힘든 장면"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전직 군인이자 경찰로 '총격이 있었다'는 아들의 전화를 받고 쇼핑몰에 와 구조를 도운 인물이다.

숨진 한인 가족 중 엄마인 강씨로 추정되는 여성이 총알이 쏟아지는 순간까지 어린 자녀를 껴안고 보호했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스페인하우어는 "숨진 한 여성의 몸을 돌렸을 때 (밑에서) 4∼5세 어린 남자아이를 꺼냈다"며 "아이는 누군가 피를 쏟아부은 것처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피투성이였다"고 했다. 그가 이 아이에게 상태를 묻자, 소년은 "엄마가 다쳤어요. 엄마가 다쳤어요"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한다.

스페인하우어는 "어머니가 자녀를 보호하면서 살아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생존한 아이의 정확한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조씨 가족은 사건 당일 오후 교회 모임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이들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지인들이 가족들에게 연락을 하다 참변을 당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모금·후원사이트인 '고펀드미'에는 이들의 희생을 기리는 페이지가 개설돼 9일 오전 현재 1만2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후원에 동참하고 있다.

가족의 친구들이라 밝힌 페이지 개설자는 "지난주 토요일 규(조규성씨)와 신디(강신영씨), 윌리엄(큰아들), 제임스(작은아들)는 앨런 아웃렛 몰을 방문했다"며 "윌리엄은 나흘 전에 6번째 생일을 축하했고 제임스는 3세다. 이들은 윌리엄이 생일선물로 받은 옷을 다른 사이즈로 교환하기 위해 거기(아울렛)에 갔다"고 했다.

이어 "빛과 사랑, 축복으로 가득해야 할 그날 오후가, 8명의 희생자를 남긴 총기 난사 학살로 한순간에 끝나버렸다. 신디와 규, 3살 제임스는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에 포함됐고, 가족은 깊은 슬픔에 빠져있다"며 "(병원) 중환자실에서 퇴원한 6살 아들 윌리엄은 이 끔찍한 사건에서 가족 중 유일한 생존자가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