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가요] 레트로 열풍 탄 '신스팝' 아이돌 음악시장까지 장악

입력 2023-05-09 10:33:19 수정 2023-05-09 20:11:57

느긋한 템포와 전자음 어울려…따뜻한 감성 자아내
7080년대 열풍, 90년대엔 촌스럽다며 대중에 외면
2019년부터 재열풍, 피트피피프티·지민 솔로곡도

그룹 방탄소년단(BTS) 지민이 17일 오후 1시 첫 솔로 앨범
그룹 방탄소년단(BTS) 지민이 17일 오후 1시 첫 솔로 앨범 '페이스'(FACE)의 선공개 곡 '셋 미 프리 Pt.2'(Set Me Free Pt.2)를 발표한다고 소속사 빅히트뮤직이 밝혔다. 사진은 BTS(방탄소년단) 지민. 연합뉴스

전 세계적으로 레트로 열풍이 심상찮다. 패션, 영화, 디저트 등 다양한 장르에서 젊은층의 감수성을 자극하던 '레트로'가 이번엔 K팝 시장에도 불고 있다.

1970, 80년대 유행한 팝 장르 '신스팝'이 레트로 열풍을 타고 국내 아이돌 가요 시장에서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신스팝은 전자 악기 신시사이저를 사용한 팝 음악이지만, 전자음 위주인 일렉트로닉 팝과는 다르다. 일렉트로닉 팝은 귀를 꽉 채우는 듯한, 빠른 템포의 음악인 반면 신스팝은 느긋한 템포와 전자음이 한데 어우러져 따뜻한 감성을 자아낸다. 1983년 국내에서 히트친 나미의 '빙글빙글'이 신스팝을 표방한 곡이다.

80년대까지 큰 사랑을 받았던 신스팝은 90년대 들어서 점차 대중음악 시장에서 모습을 감췄다. 당시 다양한 음향기기가 나오면서 여러 음악 색깔을 내는 음악 장르가 많아지자 신시사이저가 내는 소리가 다소 촌스럽게 느껴진다며 대중들은 외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유행은 돌고 돈다고 했다. 신스팝은 2019년부터 마일리 사이러스, 두아 리파 중심으로 해외 팝 시장에서 재유행 조짐을 보이더니, 최근 국내 K팝 아이돌 댄스곡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가왕'(歌王) 조용필이 26일 오후 6시 새 미니음반 '로드 투 트웬티 - 프렐류드 투'(Road to 20 - Prelude 2)를 발표한다고 소속사 YPC가 밝혔다. 사진은 조용필. 연합뉴스

4월부터 미국 빌보드 차트에 오르며 화제가 된 중소 기획사의 걸그룹(중소돌) '피프티 피프티'의 곡 큐피드(Cupid)도 청량한 신시사이저 사운드가 특징인 신스팝 곡이다.

이어 아이유가 피쳐링한 악동뮤지션의 '낙하', 최근 BTS 지민이 발표한 첫 솔로 음반 타이틀곡인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와 조용필의 '필링 오브 유'(Feeling of You)'도 청량하고 흥겨운 분위기의 신스팝으로 분류된다.

신스팝 재유행은 레트로 열풍과 이지 리스닝에 대해 대중들이 반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90년대 이후 10여 년간 지속된 강렬한 음악 비트에 대중들은 피로감을 느끼면서 듣기 편한 느긋한 음악에 매력을 느끼게 된 것이다.

특히 신시사이저가 아날로그적 감성을 불러일으켜 복고풍 감성을 자아내면서 국내 젊은 층에서 부는 '레트로 열풍'과도 맞닿아 있다.

이창원 인디053 대표는 "신스팝이 과거에는 촌스럽다고 대중에게 외면받았지만 요즘 레트로 열풍이 불면서 새로운 트렌디함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안정을 추구하는 청년들의 특성과 80년대 유행했던 신스팝을 들었던 기성세대의 욕구가 잘 맞아떨어져 신스팝이 소환됐다. 아직 큰 흐름으로 자리잡았다고는 하긴 어렵지만 힙합, 아이돌 음악과 결합하면서 '힙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