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크라이에서 벗어나나'…삼성 수아레즈, 시즌 첫 승 신고

입력 2023-05-05 00:38:52 수정 2023-05-11 20:55:03

삼성, 4일 대구 홈서 14대1로 키움 대파
수아레즈 7이닝 무실점 역투로 승리 투수
삼성 타선, 장단 15안타 날리며 지원 사격

삼성 라이온즈의 알버트 수아레즈가 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3 시즌 프로야구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알버트 수아레즈가 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3 시즌 프로야구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삼성 제공

프로야구 개막 한 달여 만에 알버트 수아레즈가 첫 승 사냥에 성공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4일 대구 홈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14대1로 대파했다. 삼성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수아레즈는 7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타선은 경기 초반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수아레즈의 부담을 덜어줬다.

수아레즈는 경기 후 "오늘 밸런스도 좋았지만 포수 이병헌과의 호흡도 좋았다. 이닝 종료 후 대화를 통해 상대 타자를 어떻게 공략할지 고민한 것이 주효했다"며 "득점 지원이 많아 편안하게 던질 수 있었다. 강한울, 이성규의 호수비로 큰 위기 없이 투구를 마칠 수 있었다"고 했다.

지난해 삼성 유니폼을 입은 수아레즈는 호투하고도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평균자책점이 2.49일 정도로 잘 던졌으나 쌓은 승수는 6승(8패)뿐이었다. 지난 시즌 그가 첫 승을 거둔 것은 4경기 만의 일. 4월 21일 NC 다이노스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특히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의 6이닝 3자책점 이하 투구)를 19회 기록했음에도 6번만 승리 투수가 됐다. 득점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한 탓이 컸다. 울고 싶을 정도로 지독한 불운에 시달린다며 팬들은 그를 수아레즈가 아닌 '수크라이'라 부르기도 했다.

올해도 뒤늦게 첫 승을 낚았다. 직전 경기였던 4월 28일 수원에서 열린 KT 위즈전(삼성 10대9 승)에선 7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지고도 불펜이 무너지며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그러다 다섯 번째 등판인 4일 경기에서 드디어 시즌 첫 승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투구는 완급 조절과 제구가 돋보였다. 97개의 공을 던졌는데 이 중 최고 154㎞에 이른 빠른 공(포심패스트볼)은 29개. 체인지업(24개)과 커브(4개)를 던지며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았고 투심패스트볼(14개)과 컷패스트볼(26개)로 빠른 공에도 변화를 줬다.

수아레즈는 "팬들이 많이 찾아와 응원해주신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다음 경기 때도 좋은 경기를 보여 드릴테니 많이 찾아와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타격감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던 선수들도 방망이를 날카롭게 돌리며 지원 사격했다. 오재일이 2점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4타점, 이성규가 2루타 2개와 함께 4타점을 올렸다. 호세 피렐라도 솔로 홈런을 포함해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그동안 타선에서 해줘야 할 선수들이 다소 주춤했는데 오늘 충분히 자신들의 몫을 해주면서 수아레즈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며 "그동안 수아레즈가 좋은 투구에도 승리를 얻지 못했는데 오늘을 계기로 많은 승리를 쌓을 수 있는 시즌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