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스승님의 노력으로 수천 제자·동인들이 문화를 사랑하고 아끼는 길잡이가 되었습니다"
고청 윤경렬 선생께서 돌아가신 지 몇 년이 지나 선생이 그리워 잊지 못하는 제자들이 추모비를 세우기로 했었습니다. 생전에 같이 활동하셨던 진홍섭 전 국립경주박물관장님께 글을 청하니 이렇게 보내주셨습니다.
"남산 삼화령미륵세존에게 차(茶)공양하던 충담스님이 계셨습니다…(중략)…지금도 짓고있는 그 미륵세존에 미소가 무엇을 뜻하는지 아십니까? 그 발자취를 보고 그 향기를 느끼면서 그 미소를 따라 그 길을 걷던 이가 여기 있습니다."
살아갈수록 잊혀지는 이가 있는가 하면 더욱더 그립고 뵙고 싶은 사람도 있습니다. 만남과 인연은 의지를 가진자를 만나면 그 의지에 따라 운명도 따라 변하곤 하는가봅니다.
고청 선생님은 1916년 일제의 탄압으로 나라가 극(極)으로 어려울 때 함경도 추운지방의 독립운동을 하고 예술과 문화를 사랑하는 집안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선생은 우리 역사와 참된 문화는 신라인의 뛰어난 미술역량에 있다고 보셨고 이를 자랑하는 경주에 가서 꿈을 펼치고자 하셨습니다.
특히 "나라의 흔들림 없는 힘과 자긍심은 어린이로부터 솟아나와야 한다"고 믿은 선생께서는 전쟁으로 나라가 어러울 때에도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와 시민을 위한 신라문화동인회를 창립해 문화재의 소중함을 일깨우게하고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아끼는 마음을 키위 우리나라 사람들이 문화민족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셨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새 문화창조에 길로 가도록 선생님은 온 힘을 다 하셨습니다.
또 문화와 역사를 알리는 일을 할 때마다 "이런 일에는 돈을 받으면 안된다", "어린이가 자라 나라 일꾼이 되니 존중해 주어야 한다", "문화는 스스로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지 강제로 하면 안되는 것이다"라고 늘 말씀하셨습니다. 이를 통해 후학들에게 예절성과 자율성, 거기다 봉사성까지도 강조하셨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게다가 학자적 고고함과 스승적 자상함으로 후학들에게 가르침을 주셨고 어버이다운 따뜻한 손과 너그러운 가슴으로 사랑과 눈물을 주셨습니다.
일찍이 우리 경주는 아름답고 뿌리깊은 문화가 있었지만 바르게 공부하고 알리는 이 없어 소중한 문화유산이 있어도 있는줄 모르고 지킬 줄도 몰랐습니다. 긴 60년 스승님의 헌신적 노력으로 선생님을 따르는 수천여 제자들과 동인들은 이 땅 곳곳에서 온 몸으로 문화를 사랑하고 아끼는 길잡이가 되었습니다.

더욱이 신라고대문명의 세계적 우수성과 불국정토인 경주남산의 가치를 밝힘과 아울러 우리고장 곳곳의 아름다움을 만방에 알려 우리경주를 더욱 자랑스럽게 하였습니다.
스승님의 제자와 동인들은 스승님이 남기신 업적에 보답하기 위해 작은 정성이라도 모아 아담한 기념관과 생활 한옥을 다듬고 가꾸어나가고 있습니다. 또 이 곳에서 갖가지 전시와 행사를 통해 스승님의 가르침과 유산을 지키고 배우고 익혀 새 문화창조에 길로 가려 합니다.
스승의 자취는 제자들의 모습으로 남는다고 합니다. 진실로 스승을 사랑함은 그 스승의 가르침을 존중 함이요, 스승의 가르침을 존중함은 그 가르침에 맞도록 행동하고 실천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고청 윤경렬 선생님! 참 고마웠습니다! 무척 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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