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은 엎어진 채 땅을 보고 있는 상태로 발견된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을 바로 세우는 작업이 순조롭게 추진되기를 기원하는 천일기도를 28일 시작했다.
조계종은 이날 오후 경북 경주시 소재 남산 열암곡 마애불 근처 특별 무대를 설치하고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모시기 천일기도 입재법회'를 열었다.
문화재청과 경주시가 넘어진 상태로 2007년 발견된 약 70∼80t(추정) 규모의 마애불을 똑바로 세우기 위한 작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종단 차원에서 이 사업의 성공적인 완료를 염원하는 의식을 시작한 것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천일기도가 "분별과 집착으로 자기중심적이며 자기밖에 모르고 살아왔던 지나온 삶에 대한 참회", "탐욕과 집착에서 벗어나 세상과 함께하겠다는 발원", "어떠한 난행·고행이 따르더라도 반드시 무너져 엎드려 계신 부처님을 바로 세우겠다는 다짐"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발원문에서 마애불 바로 세우기 작업이 "나를 새롭게 일으켜 세우는 것이며 우리 모두의 본성을 회복하는 성스러운 불사"인 동시에 "문화강국 대한민국을 세계인과 나누는 불사"라고 규정했다.
마애불은 2007년 5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열암곡 석불좌상(경북유형문화재 제113호) 일대를 조사하던 중 발견됐다. 콧날이 지면 쪽 바위와 불과 5㎝ 정도의 간격을 두고 엎어진 상태라서 '5㎝의 기적'이라는 말을 낳기도 했다.
이 불상은 원래 똑바로 선 상태였으나 1430년에 발생한 규모 6.4 지진으로 넘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당국은 내년에 불상과 같은 크기의 모형을 세우는 실험을 한 뒤 2025년 불상을 바로 세우는 구상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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