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바이쯔완 분원, 건물 임차료 장기 연체로 수도·전기 끊겨
중국도 심각한 저출산 문제로 인해 산부인과 병원이 속속 문을 닫고 있다. 인도에 인구 1위를 내준데 이어 저출산의 여파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27일 현지 매체 경제관찰보는 중국의 최대 민영 산부인과 전문 병원이 사실상 파산 상황에 몰렸다고 보도했다.
허메이 산부인과 의원의 베이징 바이쯔완 분원은 지난달 17일 갑자기 수도와 전기가 끊겼다가 경찰이 개입한 뒤에야 복구됐다. 이유는 건물 임차료를 장기 연체하자 건물주가 수도와 전기 공급을 끊은 것. 이 병원에 입원했던 임산부들은 영문도 모른 채 불안에 떨었고, 뒤늦게 이유를 알게 됐다.
병원 측은 지난 1월 경영난으로 임차료를 장기 연체해 더는 신규 환자를 받지 않고, 기존 입원 환자들은 다른 병원으로 옮기도록 공지했다고 밝혔지만, 왕씨 등 이 병원에 입원했던 많은 임신부가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경제관찰보는 전했다.
이 병원의 밀린 건물 임차료는 2천800만위안(약 54억원)에 달하며, 의료진은 오랫동안 급여가 체불된 데다 병원 측이 납부하는 사회보장비도 연체된 상태다. 이 병원 내부 관계자는 "의료진 체납 임금과 회원비가 각각 1천만위안(약 19억원)에 달하며 코로나19 백신 등 의료 물품 미납 대금도 3천만위안(약 57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2015년 설립된 허메이 병원은 한 때 전국에 17개의 분원을 거느리며 홍콩 증권거래소에도 상장된 중국 최대 민영 산부인과 전문병원이다. 하지만 저출산으로 인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며, 2021년 증시에서도 퇴출당했다. 현재 대부분 분원이 매각되거나 문을 닫으며 사양길을 걸고 있다.
한편, 중국은 2016년 13.57명에 달했던 조출생률(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이 지난해 6.77명으로 급감했고, 신생아 수는 2016년 1천880만 명에서 지난해 950만 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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