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3년 베어드 선교사 설립…박해 무릅쓰고 개신교 첫 발
'민족과 함께 하는 교회' 기초…복음 전할 몽골 선교사 파송
박 목사 “보이지 않는 곳에서 꾸준히 힘 나눌 것”
국내 최고(最古) 당회록 번역발간 등 기념사업 진행
1893년 4월 22일 부산선교부에 주재하던 미국 북장로교 베어드(William M. Baird) 선교사가 박해의 위험을 무릅쓰고 청도 팔조령을 넘어 대구에 첫 발을 내디뎠다. 대구경북 첫 개신교 교회인 대구제일교회의 싹이 틔는 순간이었다.
올해로 창립 130주년을 맞은 대구제일교회의 박창운 담임목사는 "130년은 우리 교회의 깊이를 더하는 세월"이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꾸준히 어려운 이웃을 돕고, 힘을 함께 나누는 교회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3·1운동 당시 대구제일교회 이만집 목사가 대구의 지도자 중 한사람으로 만세운동을 이끌다 감옥에 간 얘기를 들려줬다. 그는 "당시 이 목사님이 감옥에 들어가니 사람들은 곧 교회가 망할 거라고 했지만, 오히려 '민족과 함께 하는 교회'라고 알려지며 많은 성도가 모였다. 지금도 항상 성도들에게 헌신하며 사는 마음을 갖자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60대 여성 성도 한 분이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폐지를 모아 3천만원을 마련해 '아프리카 아이들을 돕는 데 기부하고 싶다'고 찾아왔는데, 절대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아달라고 얘기한 게 기억에 남습니다. 그러한 성도들의 마음 하나하나가 모여 지금의 교회가 서있게 된 것 같습니다."


대구제일교회는 지난 16일 창립 130주년 기념 감사예배와 함께 홈커밍데이를 열었다. 대구제일교회를 거쳐갔던 목사 22명을 초대해 함께 예배를 드리고 옛 추억을 회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 목사는 "과거를 돌아보는 한편, 앞으로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교회로 나아가자는 다짐의 시간이었다"며 "베어드 선교사가 우리 지역에 복음을 전한 것처럼 우리도 몽골에 복음을 전하고자 선교사 파송 자격 수여식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130주년을 기념해 국내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당회록(교회 의결기관 '당회'의 회의록)인 대구제일교회 초기 당회록도 최근 정리해 발간했다. 1898년 12월 18일부터 1934년 11월 11일까지 기록된 당회록을 번역한 것이다.
박 목사는 "요즘 한국 교회가 윤리적으로 많이 지탄받고 있는데, 당회록에는 초창기 교회와 성도들이 얼마나 정결하게 살았는지 보여주는 내용들이 담겨있다. 앞으로 1960년대까지 정리해 출판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한 올해 중으로 대구제일교회를 실질적으로 이끌어간 아담스 목사에 대한 연구와 자료집 발간, 130주년 사진 전시회 등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그는 "130년을 자랑하기보다 늘 겸손하게 어려운 이웃을 도와왔던 마음처럼 앞으로도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며 깊어져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성도들에게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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