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독일 정치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내부 문건이 공개됐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유럽의 한 정보기관이 입수한 해당 문건을 살펴본 결과 러시아가 독일 급진좌파 정당 좌파당(Die Linke) 일부 세력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합쳐 새 정치연합체를 구성하게 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독일 정계를 개편해 반전 여론을 높이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약화시키려 했다는 것이다.
크렘린궁 당국자와 러시아 정치전략가들 간에 진행된 회의 내용을 기록한 이 문건들은 작년 7월부터 9월 사이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선 독일을 시작으로 유럽에 반전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앞서 지난해 7월 13일 회의를 주재한 세르게이 키리옌코 러시아 대통령 행정실 제1부실장은 유럽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약화하기 위해선 독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해 9월 9일 작성된 문건에서는 독일 좌파당 일부 세력과 AfD를 연대시켜 새로운 정치연합체를 출범시킨 뒤 독일 내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획득하게 한다는 계획이 나왔다.
이와 관련, 러시아 측은 바겐크네히트 의원을 중심으로 한 좌파당 파벌과 AfD의 연대가 성사될 경우 AfD에 제안할 성명서까지 작성한 상황이었다고 WP는 전했다.
문제의 성명서에는 "무능한 정치인들이 독일을 태생적 동맹국인 러시아와의 분쟁으로 이끌고 있다"면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독일의 국익에 배치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AfD는 이러한 의혹을 묻는 말에 답변을 거부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건 100% 가짜"라며 "우리는 지금껏 (독일 정치에) 결코 개입한 적이 없으며 지금은 정말로 이런 것에 쓸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바겐크네히트 의원은 WP에 보낸 성명에서 "AfD의 부류들과는 어떤 형태로든 어떠한 협력이나 동맹도 없을 것"이라면서 자신이 러시아 당국자나 대리인 등과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란 이야기는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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