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尹 대통령 대구 방문 당시 기동경호 선두에서 이끌어
대구경찰청 사이드카 순찰대원 24명 중 유일한 여성
지난 1일 대구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의 차량 주위로 10여 명의 경찰 사이드카 순찰대원들이 기동경호를 펼쳤다. 이들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와 서문시장 등으로 대통령이 이동하는 내내 칼로 잰 듯한 대열을 유지했다.
검은 선글라스와 흰 장갑을 끼고 주행하는 이들의 맨 앞에는 최재희(31) 경장이 있었다. 여성 사이드카 순찰대원이 대통령 기동경호 선두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최 경장은 24명의 대구경찰청 사이드카 순찰대원 중 유일한 여성이기도 하다.
최 경장은 "여태껏 기동경호에 대한 경험이 부족해 이번에 작은 일이라도 맡게 되면 좋겠다 싶었는데 덜컥 선두를 맡게 됐다"며 "실수를 할까 봐 걱정도 많이 했지만 함께 기동경호에 나선 동료들의 지지와 응원 덕에 무사히 잘 마친 것 같아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280kg이 넘는 오토바이를 다루는 탓에 사이드카 순찰대는 그간 건장한 남성들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지난 2016년 대구경찰청 첫 여성 사이드카 순찰대원이었던 신주희 당시 순경을 시작으로 매년 1명씩 여성 사이드카 순찰대원이 생겼고 최 경장은 세 번째 여성 사이드카 순찰대원이 됐다.
경찰이 되기 전까지 오토바이는커녕 승용차 운전도 서툴렀던 최 경장이 사이드카 순찰대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본인의 강력한 의지 덕분이었다. 지난 2017년 교통특채로 경찰에 입문해 강북경찰서에서 교통 내근 업무를 보던 그는 명절이나 연휴 등 비상근무 때마다 주요 교차로 곳곳에 배치된 사이드카 순찰대원을 보고 한눈에 반해버렸다.
최 경장은 "비상근무를 나갈 때마다 오토바이를 타고 복잡했던 교통흐름을 단번에 정리하는 사이드카 순찰대원이 정말로 멋져 보였다"며 "그때마다 현장에 나온 순찰대원분들을 쫓아다니며 사이드카는 어떻게 하면 탈 수 있는지 여쭤보았고 면허학원에 등록해 곧바로 2종 소형 면허를 취득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최 경장은 지난해 1월 대구경찰청 사이드카 순찰대로 발령받았다. 진정한 고생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무거운 사이드카를 조작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탓에 날마다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고 퇴근 후에는 옷을 갈아입다가 그대로 잠이 든 적도 많았다.
교통경찰로서 신경 써야 하는 업무도 한둘이 아니었다. 기동경호는 물론 출·퇴근길 순찰과 신고현장 출동 등 하루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갔다. 하지만 일이 힘에 부친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오히려 일당백을 해내는 사이드카 순찰대의 일원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얼른 능숙하게 제 몫을 해내고픈 마음이 컸던 그는 쉬는 날에도 홀로 차를 끌고 나와 주요 교차로를 누비며 대구의 지리를 익혀갔다.
남다른 의욕과 동료 선배들의 도움 덕에 그의 운전 실력은 일취월장했고 마침내 대통령 기동경호 선두에 서는 소중한 경험도 쌓을 수 있었다. 어릴 적부터 누군가를 위해 일하는 것이 즐거웠다는 그는 앞으로도 도로를 종횡무진하며 시민들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했다.
"여경이라서 혹은 남경이라서 하지 못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 똑같은 경찰의 일원으로 시민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죠. 앞으로도 가능한 한 오래 사이드카를 타고 시민분들의 원활한 교통을 위해 일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 일이 너무 즐겁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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