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부터 프랜차이즈 사업 시작 가맹점 모집 중
해외 진출 본격화… 베트남·대만·중국·일본 진출 추진
옥수수 자체 공급 구상, 스마트팜 포함 테마파크 등
대구에서 3대째 맥을 잇고 있는 '삼송빵집'은 1957년 시작됐다. 현재 삼송BNC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박성욱(55) 씨의 할아버지, 고 박찬호 씨가 남문시장에 빵집을 차린 게 처음이다.
대표 상품 '통옥수수빵'은 2005년 박성욱 대표가 삼송빵집 2대 사장이자 부친인 박한동(79) 씨, 모친 정옥지(79) 씨와 머리를 맞대 만들어냈다. 기존에 있던 '사라다빵'을 변형해 만든 빵이다. 다른 재료를 빼고 옥수수 본연의 맛을 살리고자 했다. 당시 프랜차이즈 베이커리가 급격히 늘어나자 생존을 위해 차별성 있는 빵을 개발해낸 것.
박성욱 대표는 "190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프랜차이즈 빵집이 전국으로 확장하다 보니 지역 빵집 70% 정도가 문을 닫았다. 지방에 있는 빵집이 경쟁에서 밀려 고사하던 상황이어서 새 빵을 고민하게 됐는데, '오븐에 구운 크로켓'와 통옥수수빵도 그때 개발했다"고 전했다.
삼송빵집의 새롭게 이끌게 된 박성욱 대표는 국가 경계를 넘어 해외까지 삼송빵집과 옥수수빵을 알린다는 포부로 지난해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다.
- 최근 들어 삼송빵집에 변화가 많았다.
▶코로나19 전까지 직영점을 40여곳 정도 운영했는데 지금은 절반으로 줄었다. 당시 직원이 480명 정도 있었지만 사람이 많으니 관리를 하는 게 쉽지 않았다. 작년 6월부터는 프랜차이즈로 전환해 가맹점을 모집하고 있다. 현재 직영점 23개와 가맹점 10개를 운영하고 있다. 내년까지 가맹점을 50개로 늘리고, 이후 300개까지 확장하는 걸 목표로 잡고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려면 공정 규모가 커야 해 기업체가 아닌 일반 빵집에서는 쉽지 않다. 작년에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면서 우선 달서구 죽전사거리 인근에 200평 규모로 공장을 마련했다. 특히 공을 들이는 부분은 해외 시장이다. 베트남과 대만, 중국 등으로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확장 예정인 후쿠오카 공항에 2025년 입점하기로 돼 있다.
- 추가로 준비 중인 사업이 있을까.
▶ 통옥수수빵에 특화된 만큼 옥수수 스마트 팜과 스마트 팩토리를 구상하고 있다. 옥수수 농장을 중심으로 삼송BNC 브랜드를 종합한 외식 시설과 온천·리조트·글램핑장 등 휴양시설, 반려동물 시설, 어린이 전용 시설 등을 체계적으로 갖춘 테마파크도 계획 중이다.
옥수수를 자체 공급하려면 30만 평 정도의 재배 면적이 필요하다. 농장에서는 옥수수만이 아니라 크로켓 등을 만들 때 필요한 양파, 고추 등 작물도 같이 재배할 생각이다.
3~12세 어린이는 의무적으로 1년에 2번씩 현장학습을 가야 하는데, 갈 데가 마땅히 없다. 아이들이 여러 체험을 하고 요리도 배울 수 있는 제대로 된 체험 시설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건 유통비 절감이다. 지금은 몇 단계를 거치다 보니 유통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지역 상생 차원에서도 고용 창출이 일어나고 농민 소득도 높일 수 있다.
- 옥수수 테마파크를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 통옥수수빵에 들어가는 옥수수는 수입산 옥수수로 만드는 통조림 제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태국산을 쓴다. 통옥수수빵을 만드는 데 연간 옥수수 300톤(t) 쓰고 있고 앞으로 사업을 확장하면 1천200t 정도는 필요하다.
문제는 변동성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통조림 하나 가격이 2천800~3천원 정도였는데,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겪으면서 평균 7천원까지 올랐다. 작년 12월에는 태국에 일어난 홍수로 2달 동안 물건을 들여오지 못해 국내에 있는 통조림을 거의 다 끌어모아서 빵을 만들었다.
게다가 밀가루, 계란, 우유, 양파 등등 재료 가격이 해마다 오르는데 제품 가격을 계속 올릴 수도 없으니 난감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원자재를 제어할 수 있어야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 그렇게 해야 빵이나 과자, 잼 등 디저트류 가격도 적정선으로 맞출 수 있다.

-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은.
▶ 캐릭터 사업을 하고 있다. 캐릭터는 빵 종류에서 고안해낸 '모모찌', '까모', '알코니', '아리', '로케'와 '가루' 여섯 가지다. 여러 차례 보완해 지금은 네이버 라인에 이모티콘으로 등록도 돼 있다. 지난 2015년 캐릭터를 처음 개발했을 때는 '무슨 빵집에서 만화영화를 만드냐'면서 사람들이 다 웃었다. 그러나 아무리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고 역사, 전통이 있더라도 국외에서는 글로벌 기업 외에는 모르기 때문에 마케팅 수단으로 캐릭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어느 나라든 사람들은 캐릭터와 굿즈를 좋아하고, 동남아를 포함해 해외에서는 특히 SNS를 많이 사용하니 인플루언서를 잘 활용하면 된다. 더해서 설비 효율화도 고민하고 있다. 해외로는 통옥수수빵 하나로 진출할 건데, 지역 내에서 재배해 생산한 뒤 냉동 상태로 보내서 현지에서 바로 작업하는 식으로 물류 비용을 최소화할 생각이다.
- 디저트류 인기에 최근 개인 베이커리가 많이 늘었다. 지역 제과제빵 업계가 경쟁력을 갖출 비전을 제시한다면.
▶ 좋은 현상으로 보고 있다. 제빵업은 선진국에 가 보고 배우고 벤치마킹하는 경우가 많다. 모방을 거쳐 새롭게 창조하는 거고, 그게 '창조 경제'라고 생각한다. 다만 창업하는 사람이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니다. 우리나라에는 '할 거 없으면 장사한다'는 인식이 있는데 위험한 발상이다.
외식업은 엄청 힘든 일이다. 현장에서 만들어 바로 판매해야 하니까 생산부터 판매까지 모든 과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매일 다른 사건사고가 터지고 '블랙 컨슈머'도 있고 감정 노동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부부가 같이 장사를 하면 서로 얼굴 볼 시간도 거의 없고, 가족끼리 시간도 거의 보내지 못한다. 직장에 다니는 것보다 벌이가 좋을 수는 있지만 그만큼 희생도 따른다.
사업이라는 건 가늘고 길게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1, 2등은 힘드니 3등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일에 임한다. 10명 중에 10명이 모두 맛있다고 말하는 음식은 어디에도 없다. 4~5명만 있어도 대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식으로 스트레스를 덜 받고, 일을 긍정적으로 재밌게 해 나가는 요령이 필요하다. 창업을 하고 싶다면 돈을 목적을 하기보다는 정말 좋아하는 아이템에 대해서 남들과 다른 독특한 기술을 갖고, 끈기 있게 노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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