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에 한글교육 넘어 지역인재 육성까지"…경북도 '글로벌 인재양성' 실시

입력 2023-04-10 14:19:46 수정 2023-04-11 20:27:10

정착지원 정책에서 세금 내는 당당한 경제인으로, 지역과 융화되는 정책 추진키로
이중언어 능력, 글로벌 환경 특성을 강점으로 미래 대한민국 경제 가교 역할 기대

지난해 실시한
'글로벌 레이디 양성사업'에 참여한 이주여성들이 네이버 라이브커머스로 상주포도를 판매했다. 경북도 제공

경북에 사는 외국인(다문화) 이주여성과 자녀를 지역 기반의 글로벌 인재로 양성한다.

경북도는 올해 다문화 정책 방향을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인재 양성'으로 정해 운용한다고 10일 밝혔다.

현재 경북의 다문화 인구는 1만8천58가구 5만7천102명으로 전국의 4.7%를 차지한다. 다문화 자녀는 1만7천432명으로 그 40%인 6천957명이 초등학생이다. 국가별로는 베트남, 중국, 필리핀 순으로 많다.

경북의 다문화 인구는 2006년 관련 정책을 처음 실시한 뒤로 한동안 높은 증가율을 보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연 3%대의 안정적 증가세로 잦아들었다.

경북도는 이런 상황에서 다문화 가정의 이주여성에게는 사회진출 확대를 돕고 자녀에게는 미래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습지원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기존의 한국어·한국문화 중심 정착지원 사업을 넘어 지역 인재 육성 사업으로 다양화하는 것이다.

결혼 이주여성에 대해서는 이들의 이중언어 능력과 글로벌 환경을 활용해 전문 경영인으로 거듭나도록 2019년 전국 최초로 '글로벌 레이디 양성사업'을 도입했다.

글로벌 레이디 양성사업은 도내 우수한 이주여성을 모집해 회계, 무역, 통역 등 전문교육을 연간 243시간씩 4년 동안 교육해 전문 경영인으로 양성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제1, 2기 졸업생을 배출했다.

칠곡에 사는 베트남 출신 황수빈 씨는 신한무역 대표로 베트남에 식품·화장품 등을 수출해 창업 1년 만에 매출 8억원을 달성했다. 그는 앞서 이중언어 교사로 학생들에게는 베트남어와 한국어를, 학부모와 선생님들에게는 베트남어를 가르치기도 했다.

포항의 중국 출신 전태옥 씨는 결혼 이주여성 6명과 '글로벌 레이디 협동조합'을 세우고 네이버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지역 농특산물을 팔아 농민과 다문화 가정을 돕는다. 그간 경북에서 받은 도움을 지역사회에 되갚고, 한국과 모국의 문화를 연결하는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실시한 '2022년 제9회 전국 다문화가족자녀 이중언어대회'. 경북도 제공

경북도는 다문화 자녀들이 미래 대한민국 경제 가교 역할을 하도록 이중언어대회와 자녀학습지원, 글로벌 인제 육성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다문화 자녀 이중언어대회는 올해 10회째를 맞은 경북도 고유의 사업이다. 어머니 나라 문화를 이해하도록 돕고 자신의 이중언어 활용 능력을 키워 진학과 진로 결정을 돕는다.

도는 다문화 자녀가 어려워하는 학교 교육을 돕고자 학년별 학습 영상콘텐츠를 제작 배포하고, 지역 대학생 멘토를 1대 1 매칭해 맞춤형 학습도 지원하고 있다.

경북도는 지역인구 소멸과 고령화 극복 방안으로 다문화 가족이 지역민과 융화할 수 있게끔 이끌고 이들이 지역의 기둥이 되게끔 도울 방침이다.

박성수 경북도 지방시대정책국장은 "결혼 이민여성은 양국 문화와 언어 역량을 바탕으로 지역 경제인으로 자립하면서 초기 외국인주민 정착을 위한 브릿지 역할을 할 것이다. 또 다문화 자녀들이 미래 인재로 성장해 사회통합을 이루도록 민·관·학·지역사회가 함께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