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호(號) 시정에 희비 엇갈리는 대구 국회의원

입력 2023-04-05 17:49:37 수정 2023-04-06 11:04:39

홍준표 대구시장이 1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홍준표 대구시장이 1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의 주요 정책 추진에 따라 대구 국회의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홍 시장 취임 후 주요 사업이 집중 배치된 지역이 있는 반면, 권영진 전 시장 때 역점으로 추진한 사업들이 홍 시장에 의해 무산되거나 삐걱대는 지역도 속출하고 있다.

달성군을 지역구로 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홍준표호(號) 시정'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지난해 5월 입각하며 1년 가까이 지역구를 비우고 있음에도 ▷제2국가산업단지 ▷농수산물도매시장 ▷국립근대미술관·국립창작뮤지컬 콤플렉스 등 핵심 사업들이 달성에 몰려서다.

홍 시장도 지난달 달성군 가창면의 수성구 편입과 관련해 "달성에서 받는 혜택이 많으니 최재훈 군수가 반대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며 달성에 대형 프로젝트가 집중되는 것을 인정했다.

지난해 홍 시장의 시장직 인수위 상임고문단에 이름을 올린 추 부총리는 같은 기재부 출신의 이종화 경제부시장을 홍 시장에게 직접 추천하는 등 밀월 관계를 과시해오고 있다.

반면 김용판(달서구병)·김승수(북구을) 의원은 전임 권영진 시장 때부터 추진하던 지역구 핵심 사업이 홍 시장에게는 외면받으며 울상을 짓고 있다.

대구시 신청사 예정지를 지역구로 둔 김용판 의원은 지난해 홍 시장이 재원 마련을 이유로 부지 일부 매각을 추진하자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최근 김 의원은 부지 일부를 매각해서라도 조속히 신청사를 짓자며 홍 시장의 입장에 동조, 이에 반대하는 주민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지역구인 북구을에 위치한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달성에 고스란히 내준 김승수 의원도 홍준표호 시정의 피해자로 불린다. 당초 시장 확장·재건축을 추진하던 김 의원은 이번 완전 이전 결정에 입장문까지 내는 등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 의원은 입장문에서 "지역 내에서는 대구시의 갑작스러운 이전 결정으로 인한 합의 번복과 일관성 없는 시정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상당하다"며 "대구시는 앞으로 지역주민 및 시장 상인들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한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했다.

홍 시장 취임 후 대구시정에 대한 대구 정치권의 공개적인 비판은 김 의원이 처음이다.

북구갑을 지역구로 둔 양금희 의원은 최근 대구시의 '엑스코 없는 엑스코선' 발표로 인해 일부 주민들로부터 억울한(?) 책임론에 휩싸인 바 있다.

권영진 시장 때 모노레일로 추진되던 엑스코선이 홍 시장 취임 후 철제차륜 AGT 방식으로 변경, 노선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다만 대구시는 이후 주민 의견을 수렴해 엑스코역 등의 위치를 재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