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예 될지 몰라’ 챗GPT 잘못쓰면 기밀 샌다, 기업들 골머리

입력 2023-04-04 17:06:07 수정 2023-04-04 17:12:58

삼성전자 보안지침 강화, SK하이닉스 차단, LG전자·카카오 전면 허용
공공부문도 우려 “민감한 정보 입력시, 어떻게 활용될 지 몰라”

GPT 도입을 금지시키는 등 AI 챗봇 사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출처=픽사베이
GPT 도입을 금지시키는 등 AI 챗봇 사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출처=픽사베이

"보안에 유의하고, 사적 내용은 입력하지 말라!"

글로벌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 DS(반도체 부문)는 챗GPT 접속을 허용하면서도, 최근 임직원 보안지침을 강화했다. 특히 사내 회의 내용을 넣거나, 회의록 작성을 의뢰하는 등은 보안지침 위반으로 간주했다. 또한 챗GPT에 질문할 때, 입력 글자 수를 제한하는 긴급조치까지 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2월 공지를 통해 사실상 챗GPT 접속을 차단했다.

글로벌 보안업체 사이버헤이븐(Cyberhaven)은 지난달 고객사 임직원 160만명의 챗GPT 사용현황을 분석해, 이중 65%가 대외비 정보, 고객사 자료, 소스 코드 등 각종 사내 정보를 입력한 오용 사례들을 공개했다. 반면 LG전자, 카카오 등 대부분 기업들은 임직원들에게 제한없이 챗GPT 사용을 열어둔 상태다. 신기술 트렌드인 만큼 다들 적극 활용하라고 권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글로벌 기업들 역시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금융권은 임직원들의 챗GPT 사용을 제한하고 있으며, 일본 소프트뱅크는 구체적 식별이 가능한 사내 정보입력을 금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는 글로벌 기업인사 담당자 대상 설문조사를 인용해 응답자의 48%가 챗GPT와 같은 챗봇 AI 활용지침을 수립중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챗GPT의 공공부문 업무 도입에 대한 우려를 나타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보안상 허점이 존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과방위원회 수석전문위원도 챗GPT 도입이 아직 이르다는 주장한다. 그는 "지금 챗GPT의 개발 단계로 미뤄 봤을 때, 공공기관의 행정업무 도입은 시기 상조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며 "아직 보안 부분이 많이 허술하다. 굳이 시류에 편승해 도입을 강제한다면 주요 정부 자료들이 해킹 등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기형 아주대학교 사이버보안학과 교수도 "챗GPT를 이용해 개인 정보와 같은 민감한 부분을 다루는 경우 입력한 정보가 어떻게 활용될지 아무도 모른다. 위험을 감수해야 할 소지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한편, 올해 1월 뉴욕시 교육부는 모든 공립고에 네트워크 차단을 통해 챗GPT 사용을 금지시켰으며, 시애틀 일부 공립고에서도 AI 챗봇 사용을 금지됐다. 미국 내 일부 대학은 학생들의 챗GPT를 이용한 과제 제출을 막기 위해 자필 에세이 작성과 구술시험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