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끼리 궁금한 것을 물으면 대답해주는 네이버 지식인에서 '녹야(綠野)'라는 아이디로 활동해 온 조광현 옹이 이틀 전인 27일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29일 유족이 언론에 전했다.
향년 87세.
고인은 2004년부터 지난해 11월 10일까지 네이버 지식인에 지식만큼 지혜가 돋보이는, 여기에 풍부한 교양 및 위트도 가미한 답변을 많이 남기며 '지식인 할아버지' '녹야 할아버지' '수호신 할아버지' '태양신 할아버지' 등으로 주목받았다.
수호신은 네이버 지식인 등급으로 절대신 다음 2번째로 높다. 태양신은 절대신-수호신-우주신-은하신 다음 등급인데, 이때즈음부터 유명세를 본격적으로 얻기 시작했고, 이후 등급이 계속 올라갔던 것이다.
이날 기준 고인의 네이버 지식인 답변은 5만3천839건에 달한다. 답변 채택률이 70.5%로 꽤 높은 편이다.
고인의 블로그에 가면 자신을 '열심답변자'라고 소개한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열심' 그 자체였다.



1935년 경기 김포 태생인 고인은 서울 경복중, 경복고, 서울대 치과대학을 졸업, 1962년부터 1995년까지 서울 종로, 신촌, 홍익대 인근 등에서 영진치과의원을 운영했다.
인생의 긴 시간을 치과의사로, 또 네이버 지식인 활동으로 보낸 고인은 두 분야에서 수상도 여럿 했다.
1985년 제7회 치과의료문화상, 1994년 제2회 서울치과의사회 공로대상, 그리고 2008년 네이버 파워지식IN상을 받았다.
신문과 방송 등 인터뷰로 유명세까지 얻은 분야는 치과의사보다는 오히려 네이버 지식인 활동이었다.
고인은 네이버 지식인 활동을 두고 2017년 2월 은퇴 의사를 밝혔다가 같은 해 5월 번복(?)해 팬들이 반기기도 했다.
부인인 늘샘 권오실(1936~2022) 씨는 1980년 대한민국 미술전람회(서예 부문) 대상을 수상하고, 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까지 지낸 국내 유명 서예가였다.
부인은 2022년 3월 21일 별세했고, 이어 거의 1년 만에 조광현 옹도 별세했다.
네이버를 국내 대표 포털 사이트로 대중화시킨 발판으로 평가되는 네이버 지식인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됐다는 평가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15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30일 오전 6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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