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 27일 기자회견
"검정고무신 사업화 77건…작가 몫 고작 1,200만원"
제작사 측 사과와 정부 엄중 조사 촉구…이 작가 동생 이우진 작가 오열도
한국 만화계가 추억의 만화 검정고무신 고(故) 이우영 작가의 극단적 선택을 두고 저작권으로 다툼을 벌인 제작사 측의 사과와 정부의 엄중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 한국만화가협회, 대구경북만화인협동조합 등 16개 만화 단체와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참여연대 등 7개 문화 단체는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우영 작가를 죽음으로 내몬 제작사 장진혁 형설앤 대표와 형설앤은 유가족에게 검정고무신의 권한을 돌려주고 문화체육관광부는 엄중 조사와 향후 재발을 막기 위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우영 작가의 동생 이우진 작가와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함께 참석했다. 이우진 작가는 "검정고무신을 더 성장시키고 싶은 마음에 만났던 인연은 악연이 형의 영혼까지 갉아먹고 이 자리에까지 오게 됐다"며 "형이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귀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며 눈물을 흘렸다.
만화계는 이우영 작가처럼 만화가들이 부당한 계약에 고통받는 일이 더 이상 없도록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신일숙 한국만화가협회 회장은 "창작자에게 작품은 자신의 삶의 증거이며 분신과도 같은 것이다. 형설앤의 장진혁 대표와 형설앤은 작가가 자식보다 소중하다고 말한 캐릭터의 저작권을 부당하게 갈취하고 창작까지 막아 작가의 삶을 부정했다"며 "창작자에게 생명과도 같은 작품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다.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지식재산권 양도를 강제하거나 무상으로 양수하는 행위 등 불공정행위를 금지하는 '문화산업공정유통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발의한 문화산업 공정유통 및 상생협력에 관한 법률안은 23일 문체부 법안 소위를 통과한 뒤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김승수 의원은 "고인과 제작사와의 계약 관계를 보면 불공정 행위 종합 세트를 보는 듯했다. 콘텐츠 산업의 공정한 환경 조성을 국정과제로 선택해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공정과 상식이 통용되는 문화예술계를 만들고 이우영 작가와 같은 안타까운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우영 작가의 생전 15년간 수익이 1천200만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화계는 표준계약서 보완을 주장하고 나섰다. 앞서 26일 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성주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약 15년 동안 검정고무신으로 사업화를 한 개수가 77개를 넘어가는데 정작 이우영 작가가 수령한 금액은 총 1200만원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범유경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는 "많은 작가들이 상식적으로 용납이 안 되는 계약 조건으로 고통을 겪는다. 불리한 수익분배 구조에 갇혀 있어 사업권을 저작자들이 마음대로 행사할 수 없다"며 "좋은 표준계약서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가이드라인이나 권고사항이기에 불공정 관행 근절이 안 된다. 제도적 해결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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