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쟁점법안 연달아 본회의 직회부 추진…‘여야 간 타협, 협상 등 정치 실종’

입력 2023-03-26 18:27:11 수정 2023-03-26 21:11:33

야당, 양곡관리법·간호사법·방송법 개정안 등 본회의 직회부 후 잇달아 추진
국민의힘 "대통령실과 법안 관계되는 사람들 사이 멀게 하려는 의도" 주장
민주당 측 "여당은 전향적인 협상안 나오면 응해야"

2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이 가결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수정안이 가결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쌀 의무 매입 조항을 담은 '양곡관리법'에 이어 각종 쟁점 법안도 본회의 직회부를 통한 강행처리를 추진하면서, 국회 여야 간 정치가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당이 다수 의석을 활용해 상임위와 법사위에서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 법안을 본회의 직회부 후 통과시키고 여당은 대통령에 재의를 요구하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30일 본회의 열릴 본회의에서 간호법 제정안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간호법 제정안은 기존에 의료법 내 '의사 진료의 보조' 수준으로 명시된 간호사 관련 내용을 별도로 분리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업무·처우 등에 대한 국가의 책무를 명시하는 내용이다. 지난달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도 야당 주도로 본회의에 직회부 됐다.

이 밖에도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쟁점 법안이 소관 상임위에서 본회의로 직회부되는 일은 앞으로도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21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민주당 단독으로 직회부 의결된 방송법 개정안도 30일 간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야당이 강행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 방송법 개정안은 공영방송 이사 정수를 늘리고, 다양한 기관·단체들로부터 이사를 추천받는 내용을 담았다.

민주당은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인 노란봉투법(노조법 개정안)도 본회의 직회부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 '50억 클럽'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 등 이른바 '쌍특검'의 3월 임시국회 내에 신속처리안건 지정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이 쟁점 법안을 두고 국회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데 대해 여당은 해당 법안과 관계된 이해관계자들과 대통령을 멀어지게 하려는 야당의 의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양곡관리법 통과 직후 기자회견에서 야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하는 법안을 양산하려 한다며 "(양곡관리법은) 대통령과 이 법에 관계되는 사람들 사이를 멀게 하려는 아주 나쁜 의도를 가진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은 야당이 양곡관리법이나 방송법 개정안의 수정안을 내지만,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협상하는 시늉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야당은 여당 측이 대안을 제시하는 등 협상하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3일 오후 본회의를 마친 뒤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3일 오후 본회의를 마친 뒤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수완박' 헌재 판결관련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