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밀어?"에 이은 "어디서 배워먹었냐"…장제원 반말 호통, 與내부서도 질타

입력 2023-03-24 14:55:25

22일 오후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제원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후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제원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2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박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을 향해 반말을 섞어 호통을 치는 일이 논란이 되면서 과거 장 의원의 발언들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장 의원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현안질의 도중 자리를 뜨려 하는 박 사무총장을 향해 "국회의원 12년 하면서 위원장 허락 없이 이석하는 피감 기관장은 처음 본다. 사무총장 뭐 하는 사람이냐. 위원이 질의하고 있는데 이석을 하느냐"라고 호통을 쳤다.

질의 중 이석한 박 사무총장을 발언대로 불러낸 장 의원은 "국회를 뭘로 보는 건가. 선관위는 국회를 이렇게 무시하나. 누구 허락을 맡고 이석했나"라고 다시 물었다.

박 사무총장이 이석을 지시하는 실무자의 메모(쪽지)를 받았다고 설명하자, 장 의원은 "메모를 준 사람이 누구냐"고 추궁했다.

장 의원은 메모 전달자로 지목된 선관위 기획재정과장에게 "당신이 상임위원장이야?"라고 몰아세웠다.

해당 직원이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하자 장 의원은 또 반말로 "들어!"라고 호통치고 "어디서 배워 먹은 거야? 국회를 뭘로 보는 거야"라며 언성을 높였다.

▶지난 2019년 4월 30일 장 의원은 국회에서 비슷한 모습을 보인 일이 있다.

선거제 개혁안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당시, 패스트트랙 지정 가결이 선포되기 직전에 장 의원은 '회의 중 폐문' 표시가 붙어있는 회의장 문을 열고 나가려다가 국회 직원에게 제지당했다.

당시 회의장은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이 한국당의 무단 회의실 점거를 이유로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정해진 출입구로만 오고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심 위원장은 장 의원이 문을 열고 나가려는 것을 목격하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며 국회 방호과 직원들을 불렀다. 이후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사람이 달려와 장 의원을 제지했다.

위원장의 요청에 국회 직원이 달려가 장 의원을 막아서자 장 의원은 "뭐야 이거"라고 소리 지르며 "어디 잡았어? 나 밀었죠. 안 밀었다고? 경호 책임자 나와"라고 반말로 소리쳤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을 밀어? 정개특위 위원이 회의장을 퇴실하는데 밀어?"라고 다그치며 "밀었잖아. 사과해"라며 계속 고함을 질렀다. 이에 국회 직원이 "의원님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하자 장 의원은 "정식으로 하세요. 당신 이름 뭐야?"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를 본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죄 없는 국회 직원들 겁박을 합니까. 그러지 마세요"라며 "화풀이할 게 있으면 우리 당에 하세요. 장 의원님 그러는 거 아니죠"라고 장 의원을 타일렀지만 장 의원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직원이 "아니…"라며 말끝을 흐리자 장 의원은 "아니? 아니?"라고 되물으며 "국회의원을 밀어? 정개특위 위원이 회의장을 퇴실하는 데 밀어? 난 들어올 수도 있고 나갈 수도 있는 사람이야. 왜 밀어, 왜 밀어?"라고 계속해서 반말을 쓰며 항의를 이어갔다.

결국 해당 직원은 장 의원에게 "갑자기 문이 열리길래 뛰어왔을 뿐입니다. 의원님 오해 마시죠. 잘못했습니다"라고 사과하고 나서야 소동이 마무리됐다.

▶한편,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24일 오전 BBS 라디오에서 장제원 의원을 겨냥해 "시대에 뒤떨어져 있는 것 같다"며 "국회에서 피감기관이 상임위원장의 뜻에 안 맞는 행동을 하면 국회에 대한 모욕으로 비쳐질 수 있지만, 이게 과연 그런 식으로 호통을 치고 반말까지 해가면서 할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 모습들이 결국 국민들로 하여금 국회의원들이 군림하려고 한다고 생각한다"며, "직위가 높아질수록 겸손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수조 전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대변인도 개인 SNS에 "장제원 의원의 행안위원장 사퇴를 촉구한다"는 글을 올리고 장 의원의 행동을 비판했다.

손수조 전 대변인은 "그 어떤 잘못과 실수가 있었을지언정, 이런 식의 반말과 공개석상에서 소리 지르며 무안주기 등의 행동은 도가 지나치다"면서 "스스로 반성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