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上壽·100세) 맞은 대구 서문시장…내달 1일 큰장 대잔치

입력 2023-03-26 17:35:40 수정 2023-03-26 20:30:53

1923년 4월 1일 대신동 현 위치로 이전
尹대통령 부부 참석 기대감…전시회·공연 등 다채롭게 준비

대구 서문시장이 내달 1일이면 중구 대신동 현 위치에 자리 잡은 지 100년이 된다. 26일 대구의 100년 역사를 함께한 서문시장 모습.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대구 서문시장이 내달 1일이면 중구 대신동 현 위치에 자리 잡은 지 100년이 된다. 26일 대구의 100년 역사를 함께한 서문시장 모습.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매일신보 1923년 3월 30일 자(왼쪽)와 1923년 4월 13일 자 신문 기사. 1922년부터 공사한 서문시장 이전 설비가 완성돼 4월 1일 신축시장으로 이전했다는 내용이다.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매일신보 1923년 3월 30일 자(왼쪽)와 1923년 4월 13일 자 신문 기사. 1922년부터 공사한 서문시장 이전 설비가 완성돼 4월 1일 신축시장으로 이전했다는 내용이다.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한강 이남 최대 규모 전통시장인 대구 서문시장이 내달 1일 중구 대신동에 자리 잡은 지 100년을 맞는다. 사람으로 치면 상수(上壽)를 맞는 셈이다.

서문시장이 1923년 4월 1일 자리를 옮겨 새로 문을 열었다는 내용은 당시 발행한 신문에 기록으로 남아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제공하는 '대한민국 신문 아카이브'에 따르면 '매일신보' 1923년 3월 30일 자에 '대구 서문시장 이전'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1922년부터 공사한 서문시장 이전 설비가 완성돼 4월 1일 신축 시장으로 옮겨간다는 내용이다.

같은 신문 1923년 4월 13일 자에는 '대구시장 이전, 상인 일동의 축하'라는 제목으로 서문시장이 4월 1일 신축시장으로 이전했고, 시장 상인들이 이를 축하하기 위해 8~9일 이틀간 여흥을 펼쳤다는 내용의 기사가 났다.

'대구장'으로 불리던 서문시장은 조선 중기 현재 북성로~태평로 언저리로 추정되는 대구읍성 북문 밖에 형성됐고, 17세기 후반 중구 인교동 옛 동산파출소 자리로 한 번 자리를 옮겼다. 이어 일제 강점기인 1920년대 현재 위치인 대구읍성 서쪽으로 다시 이전했다. 1922년 공설시장 개설 허가를 받았고 1923년 정식으로 개장했다. 새 부지는 저수지 '천왕당지'를 매립해 만든 땅으로 알려져 있다.

대구시와 서문시장상가연합회는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시는 내달 1일 기념식을 연다. 기념식 장소로는 5지구 인근 등을 검토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참석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관심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시장 안에 빈 장소를 활용해 기념 전시회를 마련해 한 달간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서문시장상가연합회는 대구 중구청 지원을 받아 같은 날 기념 축제를 개최하기로 했다. 축제는 오후 6시 큰장삼거리 일대에서 열리며 기념공연 '큰장별곡 뮤지컬', 시민 참여 큰장가요제 등으로 진행한다. 서문시장상가연합회는 27일부터 지역 곳곳에 현수막을 게시하고 시민에게 축제 개최를 알린다.

황선탁 서문시장상가연합회장은 "1923년에 이전해 전국 3대 시장으로 명성을 떨쳤다"면서 "대구가 전국적 섬유 도시여서 대구와 서울을 오가던 큰손이 많았다. 지금도 이불, 커튼, 양말 등 분야에서는 서문시장이 강하다"고 했다.

황 회장은 이어 "서문시장과 근대 골목 등 인근 역사·문화자원을 연계해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찾도록 유도해야 한다"면서 "서문시장이 쇼핑도 하고, 관광도 하는 복합 생활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