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와 정규리그 성적 '관계 無', 테스트의 장일 뿐
역대 39시즌 1위→꼴찌 5차례…정규리그로 이어질 진 미지수
혹독한 훈련스케줄로 겨울을 보낸 삼성라이온즈가 시범경기에서 연승을 달리며 시즌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시범경기의 성적만으로 벌써 정규리그에 대한 '행복회로'를 돌리기엔 이르다. 시범경기 성적과 정규리그 성적은 별로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신인급 선수들과 백업 요원들의 가능성을 엿보는 한편 시즌 시작 전까지 보완할 점 등을 미리 알아보면서 정규리그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는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시범경기는 말그대로 일종의 시즌 전 '테스트장'이다. 선발진도 3~4이닝 짧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오고 굳이 이기기 위해 도루나 번트 등 무리한 작전을 수행하지도 않는다. 자신의 새 구위를 점검하기 위해 스트레이트 볼넷을 주더라도 공을 많이 던지거나 타자 역시 당장의 안타 하나를 만들기보다 상대 투수의 공을 더 지켜보려고 한다.
시범경기의 성적과 정규시즌의 경기가 관련이 없는 것은 지금까지 쌓인 데이터만 봐도 알수 있다.
KBO리그에서 시범경기가 처음 시작된 1983년부터 코로나19 여파로 시범경기가 열리지 못한 2020년을 제외한 39차례의 시범경기에서 1위를 차지하고 정작 정규시즌에서 꼴찌에 그친 건 모두 5번 있었다.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를 시작으로 LG트윈스(2006년), kt위즈(2017년), 한화이글스(2021년)가 시범경기 1위를 찍고 정규리그 꼴지를 기록한 바 있다. 반면 39번의 시범경기 동안 우승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록한 경우는 7차례에 불과하며 시범경기 우승팀의 가을야구 진출률은 50%가 채 안 된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KBO리그 통합 우승의 삼성도 시범경기에서는 하위권을 맴돌았다. 2013년에는 시범경기 꼴지에서 통합우승을 이뤄냈고 통합 우승의 마지막해인 2014년 시범경기에서도 삼성은 6위에 그쳤다. 항상 삼성은 봄에 컨디션을 끌어올리다 정규리그가 한창 진행되는 여름에 폭발하며 '여름성'이란 별칭이 붙기도 했다.
시범경기와 정규리그 성적이 무관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일명 '봄데'로 불리는 롯데자이언츠다.
롯데는 지난해까지 시범경기에만 모두 11차례 우승했지만 리그 우승은 2회에 그치고 있다.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인 1992년에 시범경기 1위를 차지한 뒤 리그 정상 자리에 올랐다.
올해 삼성은 23일 키움과 시범경기에서 승리하면서 7승2패로 LG와 시범경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롯데는 1승 6패 1무로 최하위다.
올해 시범경기가 정규리그와 관계가 없다는 게 다시 한 번 증명될지, 돌풍의 흐름이 가을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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