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 이주 중 '박서보미술관 건립 중단'을 공식화할 것
당초부터 피터줌터의 승낙없이는 안되는 사업
주민들, "혈세와 행정력만 낭비한 꼴" 지적
경북 예천군이 추진한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화백의 이름을 딴 미술관 건립이 사실상 무산돼 혈세와 행정력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천군은 "이르면 이주 중 '박서보미술관 건립을 '중단'키로 공식화할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앞서 지난 14일 제주에서 열린 '(가칭)박서보미술관' 기공식에서 박서보 화백이 예천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미술관 건립을 포기한 상태"라고 말해 사실상 '중단'이 아닌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2020년 8월 박서보 화백 측과 맺은 업무협약도 자동으로 파기되기 때문에 화백의 작품 기증도 무산된다.
미술관 건립이 전면 무산될 경우 혈세만 낭비한 꼴이 된다. 예천군이 미술관 건립을 위해 약 2년 6개월 간 추진한 타당성 용역과 추진비 등으로 사용한 4천400만원 이상의 혈세가 공중분해되는 것이다.
군의 행정력에 대한 지적도 적잖다. 사업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되지 않은 상태로 업무를 추진한 것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무협약 당시 박 화백이 세계적인 건축가인 피터줌터에게 설계를 맡겨 진행하길 원한다고 요구했고 예천군이 이를 수용한 협약서 외 협약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부터 박 화백 측과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선 반드시 피터줌터 측의 승낙이 필요했던 것이다.
하지만 예천군은 이 당시가 아닌 지난해 하반기 2년가량이 지난 시점에 피터줌터 측에게 공모방식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참여를 거절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천군 관계자는 "처음부터 박서보 화백 측에서 피터줌터의 설계를 원했고 당시 피터줌터 측에게 공모방식에 대한 설명은 하지 않았지만, 예천군과 박 화백 측에 긍정적인 답변을 보냈기 때문에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했다.
이 때문에 미술관 건립 무산이 이미 예견될 일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주민은 "업무협약 전후로 빠른 시일에 세계적인 건축가인 피터줌터가 공모방식으로 참여하는 것 자체가 실현 가능성한 일인지, 아닌지 파악부터 했더라면 몇 년간의 무의미한 시간과 혈세는 낭비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박서보미술관은 사업비만 255억원을 들여 2025년 개관을 목표로 건립을 추진됐다. ▷2020년 8월 '박서보미술관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 ▷2021년 11월 공립미술관 설립타당성 사전평가 통과 ▷2022년 2월 행안부 1차 투자심사 탈락 ▷같은 해 8월 2차 심사 통과 등의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피터줌터 측으로부터 공모방식의 설계 참여에 대해 거절 의사를 전달받았고, 이달 14일 박서보 화백이 예천군에서 추진 중인 '박서보미술관' 건립은 포기한 상태라고 전하면서 사실상 미술관 건립은 무산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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