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 한일 관계를 갈등에서 협력으로 돌려놓는 물꼬를 텄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해 취했던 반도체 3개 품목의 수출 규제 조치가 해제됐고 지소미아 완전 정상화에도 합의했다. 강제징용 해법과 관련, 전경련과 일본경제단체연합회는 '한일·일한 미래 파트너십 기금'을 창설해 양국 교류를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강제징용 해법을 두고 우리 기업들이 참여하는 이른바 제3자 변제안이 나온 가운데 한일 정상이 만난 데 대해 국민 감정이 좋을 리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핵무기를 가진 북한의 안보 위협 극복을 최우선적 대외 정책 목표로 삼아야 하는 현실적 어려움을 안고 있다. 강대국이라도 적을 늘리는 모험적 대외 정책을 상정하지 않는다. 북·중·러의 세력 확장에 대응, 한·미·일 공조 체제를 갖추려는 동맹국 미국의 동아시아 질서 구도 역시 윤석열 정부가 비판을 감수하고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익 앞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건만 더불어민주당의 행태를 보면 향후 수권 정당이 될 국제정치 안목을 과연 갖추고 있는지 의심이 든다. 이재명 대표는 "일본에 조공을 바치고 화해를 간청하는, 항복식 같은 참담한 모습이었다" "영업사원이 결국 나라를 판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전혀 틀린 것 같지 않다"라고 폄하했다. 거리의 민주당 현수막에는 '이완용의 부활'이라는 표현도 나왔다.
민주당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결단했다. 대미 관계에서 자주성을 강조했던 노 전 대통령이었지만 국익을 위해 지지층으로부터 욕먹는 선택을 기꺼이 했고 결과는 좋았다. 100점짜리 외교는 없다. 그러나 국익을 바라보고 세계질서를 고려한 것이었다면 최선의 결정이 된다. 정부·여당이 자화자찬에 빠져서도 안 된다. 일본에 대한 감정의 골이 여전히 깊은 만큼 일본의 추가 조치를 이끌어내고 대국민 설명, 그리고 피해자들을 보듬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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