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2014년 이후 최대 규모 예측…"실제 피해 더 클 것" 우려
올해 매개충(하늘소) 활동하기 좋은 환경 조성된 점 대표적 원인
화학적 방제→친환경 방제 전환 목소리 커져
감염되면 100% 고사해 '소나무 에이즈'라 불리는 소나무 재선충병이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 2007년, 2014년 이후 9년 만에 최대 규모로 예측되면서 '3차 대유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해 재선충병 피해의 33%가 집중된 대구경북도 비상이 걸렸다.
12일 대구시와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 대구경북의 피해 예측치(감염목 기준)는 대구 3만3천 그루, 경북 31만 그루다. 모두 지난해(1만1천·11만3천 그루)보다 약 3배 증가한 수치다. 올해 대구경북에 배정된 방제 관련 예산도 86억원과 600억원으로 전년(46억·320억원)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산림청도 올해 소나무 재선충병 피해 규모를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9월 1차 예측치로 78만 그루를 예상했는데, 방제사업을 진행하면서 지난 1월 2차 예측치를 93만 그루로 20% 가까이 상향 조정했다.
이 예측치는 지난해 38만 그루와 비교해 3배 가까운 규모다. 지난 2007년(137만 그루)과 2014년(218만 그루)에 이어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된다. 지난 5년간 평균 감염 규모(30~40만 그루)를 훌쩍 넘는다.
실제 피해는 더욱 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 현장 산림기술사를 통해 추정한 올해 소나무 재선충병 피해 규모는 222만 그루다. 이중 대구경북이 110만 그루(대구 10만, 포항 30만, 경주 30만, 안동 20만, 구미 20만)로 절반을 차지한다.
올해 3차 대유행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재선충의 매개충(솔수염하늘소)이 활동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 점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매개충은 죽은 나무(고사목)에 알을 낳고 그 유충은 4월쯤 우화(羽化)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지난해부터 산불이 잦아 죽은 나무가 크게 늘었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져 올해 매개충의 왕성한 활동이 예상된다.
'3차 대유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방제 방식을 전면 재검토 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상갑 산림기술사는 "농약 성분을 활용한 현재의 화학적 방제는 재선충이 아닌 매개충만 잡고, 청정 생태계를 파괴한다"며 "친환경 방제를 시범적으로 도입하고 점차 범위를 늘려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중진 대구안실련 공동대표는 "울창한 소나무 숲이 많은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재선충병이 집중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산림청은 매년 수백억원을 투입해도 효과가 없는 화학적 방제를 중단하고 친환경 방제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산림청 관계자는 "친환경적 방제는 화학적 방제 수준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올해 재선충병이 2014년 수준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방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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