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韓, 日에 호갱됐다…자위대 군홧발이 한반도 더럽힐지도"

입력 2023-03-11 17:29:13 수정 2023-03-11 19:18:33

강제동원 해법 강행 규탄 2차 범국민대회서 현 정부 규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 동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 동편에서 열린 '강제동원 굴욕해법 무효 촉구 2차 범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1일 정부의 '제3자 변제'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을 겨냥해 "한미일 연합훈련을 핑계로 자위대의 군홧발이 다시 한반도를 더럽히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광장에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등이 주최한 '강제동원 해법 강행 규탄 2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지금 당장 굴욕적인 강제동원 배상안을 철회하고 국민과 피해자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과거사를 부정하고 전쟁 범죄를 부인하는 일본이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보장할 수 있겠나"라며 "일본을 군사 훈련의 이름으로 한반도에 끌어들이는 일, 한반도가 진영 대결의 전초 기지로 전락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군사외교적 자율권이 제한된 상황에서 제2의 가쓰라-태프트 밀약이 생기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나"라며 "그래서 더더욱 이번 강제동원 배상 협상안은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구 선생이, 유관순 열사가, 안중근·윤봉길 의사가 피 흘리고 목숨 바쳐 만든 이 나라가 어떻게 됐나"라며 "치욕적인 강제동원 배상안이 다시 일본에 머리를 조아리는 굴욕적 모양을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사죄도 없고 배상도 없고 전쟁범죄에 완전한 면죄부를 주는 것이 말이 되나"라며 "합의문조차 하나 없다. 우리만 일방적으로 일본의 요구를, 아니 요구하는 것 그 이상을 받아들였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 대표는 "대통령은 배상안이 피해자 입장을 존중한 결과라고 하는데 '그따위 돈 필요 없다'고 한 피해자 할머니들의 말씀을 이 귀로 똑똑히 들었다"며 "이 굴욕적 배상안이 어떻게 피해자의 입장을 존중한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또 "국민은 기가 막히고 대통령은 귀가 막힌 것 같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피해자들의 상처에 난도질을 하고 국민의 자존심을 무참히 짓밟았다"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대해서도 "대통령 부부 초청장 말고 일본이 양보한 것이 대체 한 개라도 있나"라며 "간도, 쓸개도 다 내줬는데 전범 기업의 배상도, 수출규제 제재 해제 조치도 없지 않나"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세계에 자랑할 이 대한민국이 일본에는 '호갱'(어수룩해 속이기 쉬운 손님이라는 뜻)이 되고 말았다"고 규탄했다.

이 행사에는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 등 시민단체와 함께한 행사에는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해당 집회를 '반정부 집회'라고 규정하며 즉각 반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오늘 서울시청 앞에서 반일 시민단체와 민주당, 정의당, 진보당 등이 모여 정부가 발표한 일제 강제동원 배상안을 규탄하는 '국민 없는' 범국민대회를 열었다"며 "정부가 발표한 배상안에 대해 온갖 막말을 서슴지 않고 쏟아냈다"고 밝혔다.

장 대변인은 이 대표를 향해 "이제 그만 정치를 내려놓으라고 유서를 남긴 측근을 조문한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았다"며 "기어이 반정부 집회 단상에 올라가야만 했나"라고 비꼬았다.

이어 "무엇이 그리 조급한 것인가. 여기서 한 발만 더 떼면 그것이야말로 모두 죽고 혼자 살아남기 위한 '광기'"라며 "여기서 한 발만 더 떼면 그것이야말로 모두 죽고 혼자 살아남기 위한 '광기'"라고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