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尹 연설문 대로면 3·1절 행사에 일장기도 나왔어야"

입력 2023-03-02 17:42:11 수정 2023-03-02 17:59:14

"연설문 제대로 구현하려면 양국 대통합 모습 보여줬어야"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둘러싼 '친일 사관' 비판에 "일장기와 기미가요를 같이 사용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며 동조하는 취지로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2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나와 '자신이 행사를 준비했다면 어떻게 했을 것인지'를 묻는 진행자에 "연설문 내용이 너무 황당하다보니 어렵다"며 "연설문 기조에 맞춘다면 태극기와 일장기가 같이 나왔어야 한다. 한일이 손잡고 미래를 만들어 보자는 얘기 아닌가"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연출자로선 하고 싶진 않았겠지만 태극기와 일장기가 같이 들어오는 장면을 (연출)했어야 하지 않나. 국민의례 같은 경우도 기미가요를 어떻게든 변주해서 사용을 했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탁 전 비서관은 "VCR 영상에서 주요 독립운동 현장에 가서 찍은 내용이 담겨있다. 그렇게 가면 안 된다"라며 "연설문을 구현하자면 일본과 협력하는 상징적 공간에서 찍었어야 한다. 일어 자막도 달아야 한다"고 비꼬았다.

이어 "(대통령) 메시지가 분명했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공연을 구성에 넣었던데, 연설문을 바탕으로 했다면 무용은 우리 전통무용과 일본 전통무용을 섞어 연출했을 거다. 그 다음에 양국이 공통적으로 부르는 한일 대합창을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탁 전 비서관은 또 "(기념사 메시지는) 대통령 개인의 생각이 아니다. 한 시대를 읽고, 그 시대에 대해 갖고 있는 본인의 철학과 인식을 국민들의 뜻에 맞게 이야기하는 자리인데, 이번 연설은 평가하고 싶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라며 윤 대통령 기념사를 혹평했다.

탁 전 비서관은 전날부터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3·1절 기념식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3.1절 기념식을 보다가 어느 순간 더는 볼 수 없었다. 행사의 완성도 같은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며 "정말 견디기 어려운 것은, 새 정부와 대통령의 철학과 인식이었다"고 비판했다.

이날도 탁 전 비서관은 페이스북에 "기회를 갖지 못했지만, 언제고 한번 3.1절 기념식에서 대통령께서 연설이 아닌 '기미독립선언문'을 읽으시는 것을 구상했던 적이 있다"며 "104년이 지났지만 어떤 새로운 메시지보다 더 분명하고 준엄하고 미래지향적으로 한,일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날 윤 대통령의 기념사가 부적절했다고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탁 전 비서관은 기미독립선언문 구절 일부를 인용하면서 "한일관계를 가로막는 것은 과거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일본의 극우와 식민시대를 그리워(?)하는 우리나라의 극우들 뿐"이라며 "양국의 보통 사람들은 일본라면을 즐겨 먹고 불고기를 즐겨먹고 슬램덩크를 읽으며 뉴진스를 듣는다. 가끔 김치를 두고 다투기도 하지만, 서로의 문화를 인정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 역시 일본에서 공연을 제안받기도 했고, 일하는데 어려움도 없다. 혹시 싶어 '독도새우'를 아냐고 물어 보기도 했는데, 대답은 '맛있습니까?" 였다"라며 "과거에 대한 반성과 사죄 그리고 함께 꿈꾸는 미래를 만들자는 것. 이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진짜 반일선동, 혐한론자들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