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링 모양 아닌 영국식 '필링 도넛'
쫄깃한 식감에 생크림 달지 않아 물리지 않고 먹을 수 있어
커피·차와 함께 먹으면 조화로운 맛…복숭아 과육 얹은 '복숭아송송아이스티' 인기
'커피&도넛'
한 도넛 프랜차이즈의 광고 문구로 쓰일 정도로 커피와 도넛은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달짝지근한 도넛 한 입 베어물고 커피 한 모금 마시면 궁합이 이렇게 잘 맞는 음식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요즘 디저트로서 도넛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던킨'이나 '크리스피크림'처럼 우리가 일찍이 알고 있는 도넛 프랜차이즈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지만 '올드페리 도넛', '랜디스 도넛'처럼 서울을 포함한 타 지역에서 '줄 서서 먹는 도넛'이라 입소문 난 도넛 브랜드가 대구에서도 똑같이 인기를 끌며 장사진을 연출하며 조기 매진을 기록 중이다.
도넛의 인기가 계속되는 와중에 '영국식 도넛'을 팔고 있는 곳이 한 대학가에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 맛을 보러 갔다. 문을 연 지는 7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도넛을 좋아하는 젊은 사장이 만드는 깔끔한 맛의 도넛에 주변에는 입소문이 슬슬 나고 있다.

◆ 병아리 캐릭터가 반기는 가게
경북 경산시 영남대 정문 앞 대학가에 자리한 '삡도넛'은 영국식 도넛을 파는 작은 카페다.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포근한 느낌을 주는 연노랑색의 인테리어가 손님들을 반긴다. 마치 병아리의 색깔을 닮았다. 카운터에서 도넛을 주문하고 나면 계단을 내려가야 테이블이 나온다. 연노랑빛 인테리어는 여기서도 이어지는데 통창 너머로 들어오는 햇살과 어우러져 아직 쌀쌀한 초봄임에도 포근한 느낌을 준다.

'삡도넛'의 인테리어는 정 대표의 취향이 많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평소에도 노란 톤을 좋아하는 편이었고 '편안한 느낌의 인테리어'를 고민하면서 가게 벽을 연노랑빛으로 꾸몄고 건물의 단차를 이용해 테이블을 아래층으로 두면서 공간 활용도도 높이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인지 이 도넛 가게의 마스코트 캐릭터는 병아리다. '삐니(Beeni)'라고 불리는 이 병아리는 정수리 위에 크림이 얹어져 있다. 마치 이 가게의 도넛을 닮아 있다. 작은 도넛 가게지만 가게를 대표하는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게 독특했다. 정 대표는 "도넛 가게를 조금이라도 알릴 수 있을 것 같아 가게의 마스코트를 만들어봤다"면서 "가게의 병아리색 인테리어와 어울리게 병아리로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손님들도 '귀엽다'며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 대학가에서 맛보는 영국식 도넛
'삡도넛'은 영국식 도넛을 표방한다. 영국식 도넛은 반죽을 저온 발효시켜 만들고, 계란의 비율이 높아 쫄깃한 느낌이 강하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또 우리가 알고 있는 중간에 구멍이 뚫린 '링' 모양의 도넛이 아니라 원형 도넛 안에 크림 등을 채운 '필링 도넛'이 대부분이다.
도넛의 종류는 9~12개 사이. 우유생크림, 바닐라커스터드, 칙촉 정도를 제외하고는 그날그날 도넛의 종류가 달라진다. 속을 채우는 크림의 종류가 달라지거나 겨울에는 딸기, 여름에는 샤인머스캣 등 철에 따라 과일이 달라지기도 한다. 따라서 매일 다른 도넛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원래부터 도넛을 좋아했다"는 정 대표의 열정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삡도넛'의 기본 도넛인 우유생크림 도넛을 맛보았다. 널찍한 컵 용기에 담겨 나온 도넛 안에 꽉 찬 생크림이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생크림이라 마냥 달 것이라 생각했지만 도넛 프랜차이즈 브랜드보다 훨씬 덜 달고 우유가 가진 풍미도 잘 살아있다. '이가 썩을 정도로 달고 손이 번들거릴 정도로 느끼하다'는 도넛의 고정관념이 여기서는 통하지 않는 듯하다.
우유생크림 도넛을 기반으로 다양한 맛을 즐기는 게 '삡도넛'을 즐기는 방법이다. 만약 우유생크림만 먹기에는 맛이 밋밋하다는 느낌이 든다면 과일이 올라간 도넛을, 색다른 크림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다양한 크림이 들어간 도넛을 주문하면 된다. 판매되는 도넛의 종류는 '삡도넛'의 인스타그램 계정(@beep.donut)을 통해 매일 공개되기 때문에 확인해보고 가면 좋다.

◆ 도넛과 어울리는 독특한 음료들
도넛은 기본적으로 달콤한 디저트다. 그래서 대부분의 음료는 도넛의 달콤함을 살짝 누르면서 맛의 변화를 즐길 수 있는 것을 고르게 된다. 커피가 도넛의 단짝이 되는 이유도 커피의 쓴 맛이 도넛의 단 맛을 살짝 눌러주면서 맛의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삡도넛' 또한 기본적인 커피와 차 메뉴를 취급한다. 아메리카노, 카페라떼부터 블루베리히비스커스, 레몬그라스캐모마일 등 향기 좋은 차도 함께 판매한다. 하지만 시원한 차를 좋아하거나 날씨가 따뜻해져서 시원한 음료를 마시고 싶다면 '복숭아송송아이스티'와 '수제패션후르츠망고에이드'를 마셔보는 건 어떨까.

'복숭아송송아이스티'는 복숭아 아이스티에 작은 크기의 복숭아 과육을 얹은 음료인데 복숭아 아이스티를 마시면서 복숭아 과육까지 함께 씹혀 향긋한 복숭아의 향을 한껏 즐길 수 있는 음료다. 지난해 처음 출시했는데 인기가 좋다.
'수제패션후르츠망고에이드'는 정 대표가 망고와 패션후르츠를 이용해 직접 만든 수제 청을 탄산수에 섞어 내는 음료인데 패션후르츠의 새콤함과 망고의 달콤함이 적절히 어우러지면서 도넛의 부드러운 단맛을 질리지 않게 도와준다.
도넛이지만 느끼하거나 달지 않은 맛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점과 도넛의 맛을 올려주는 음료들 덕분에 이미 영남대 학생들과 인근 지역 젊은이들에게 '삡도넛'은 새로운 맛집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많은 손님들이 "다른 디저트 가게 크림들보다 덜 달고 덜 느끼해서 한 자리에서 2~3개는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거나 "빵도 기름지지 않아서 물리지 않는다"는 평을 남겼다.
"좋아하는 도넛 만들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은 게 가장 큰 꿈이자 목표"라는 정 대표는 "영남대 등 인근 대학들이 개강하고 나면 새내기들부터 많은 학생들이 '삡도넛'의 영국식 도넛을 맛보러 오셨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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