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지나도 '기적' 이어졌다…인간 생존능력은 어디까지?

입력 2023-02-21 14:37:39 수정 2023-02-21 17:36:00

17세 무함마드 에네스 198시간 동안 폐허 속 생존
경북 봉화 광산 매몰 생존자 2명 221시간만에 구조

198시간 동안 건물 잔해 밑에서 살아남은 17세 무함마드 에네스 예니나르. The Daily Mail, Anadolu news agency.
198시간 동안 건물 잔해 밑에서 살아남은 17세 무함마드 에네스 예니나르. The Daily Mail, Anadolu news agency.

인간의 생존능력이 놀랍기만 하다. 뉴욕포스트지에 의하면 지진 발생 198시간 만에 튀르키예 카흐라마나스 중심부에서 파괴된 건물 한 채에서 17세 무함마드 에네스 예니에르와 21세 압둘바키 예니나르 형제가 구조됐다. 198시간이면, 정확히 만 8일 6시간이다.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들다. 폐허가 된 건물 잔해 속에서 어떻게 버틸 수 있을까. '기적'(Miracle)이라는 단어 밖에 딱히 설명하기 힘들다.

지난해 11월 경북 봉화군 아연 광산 매몰 사고로 고립됐던 두 베테랑 광부(박정하 씨와 보조작업자 박모 씨)도 만 9일 5시간인 221시간만에 극적으로 생환해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는 튀르키예 지진과는 생존 여건이 많이 달랐다. 이들은 작업을 위해 가지고 있던 커피믹스 30여 봉을 지하수에 타서 마시며 "죽는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의학계에는 인간 생존의 '3·3·3' 법칙이 있다. 공기는 3분, 물은 3일, 음식은 3주일 안에 공급되지 않으면 사람이 사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통상 매몰 사고에서 골든타임을 72시간으로 보고 있다. 1995년 고베 대지진 당시에도 72시간이 지나면서, 생존율이 21.8%로 뚝 떨어졌다.

매몰 사고 후 살아난 세계 최장 기록은 2010년 칠레 산호세 구리 광산에서 33명의 광부들이 69일(1천600시간) 만에 모두 살아남은 기적이다. 하지만 구조대가 지하 700m까지 드릴로 구멍을 뚫어 생필품을 공급했기에 튀르키예 지진 매몰 상황과는 비교하기 힘들다.

만물의 영장, 인간의 생존능력이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기적을 낳고 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만 10일(240시간)이 지나 또다른 생환의 기적이 외신으로부터 전해오길 기대해본다.